방송인 김구라가 25일 합의이혼 사실을 발표해 네티즌을 놀라게 했다. 김구라가 배우자의 채무보증 때문에 경제적 곤란과 정신적 고통을 겪는다는 사실이 오래 전부터 알려졌으나 이혼 소식은 충격을 주기에 충분했다. 김구라는 아들과 방송에 출연해 화목한 가정을 꾸리고 있음을 보여줘 독설가로서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많이 불식시키기도 했기 때문이다.
김구라는 이날 오후 소속사인 라인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저희 부부는 금일 25일 법원이 정해준 숙려기간을 거쳐 18년의 결혼생활을 합의이혼으로 마무리하게 되었습니다”라고 밝혔다. 김구라는 “집안의 문제가 불거진 지난 2년 4개월간 한동안 참 많이 싸웠습니다”라며 “병원의 상담도 받아보고 작년엔 약 3개월간 별거의 시간도 가져보았습니다”라며 채무보증에 따른 갈등이 이혼의 직접적인 요인이 됐음을 시사했다. 김구라는 “어느 정도 감정의 냉정을 찾았고, 결국 서로의 좁혀지지 않는 다름을 인정”하게 됐다고도 밝혔다. 그는 “현재 고2인 동현이는 성인이 될 때까지 저와 함께 생활할 것”이라며 “동현 엄마의 채무는 끝까지 제가 마무리 짓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덧붙였다.
김구라는 아내가 처형을 위해 전세보증금을 담보로 제공하고 5~6억원을 융통해 처형에게 주면서 자신도 모르게 빚이 늘어나 17억원에 이르렀다고 지난 봄 한 방송프로그램에서 밝혀 세인의 시선을 끌었다. 김구라는 빚이 17억원에 이른 사실을 알고 공황장애를 겪기도 했다고 토로해 대중의 안타까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김구라의 이혼에 대해 대중들은 한숨을 보태면서도 용기를 불어넣고 있다.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기사 댓글에는 안타까움을 드러내거나 김구라를 응원하는 글들이 많이 담겨있다. 김구라가 결국 이혼을 선택했으나 채무를 끝까지 마무리 짓겠다고 밝힌 점에 대해 용기를 북돋우려는 사람들이 많았다. “채무를 다 책임지시겠다니 책임감 대단하신 것 같아요”(tmde****) “이건 욕할 수 없는 일입니다.”(gaze****) 등의 글이 온라인을 채우고 있다. 김구라는 “방송인으로서 한 아이의 아버지로서 열심히 살겠습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아픔을 딛고 환히 웃으며 활동하는 그의 모습을 빨리 보길 대중들은 기다리고 있는지 모른다.
라제기기자 wender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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