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1920~40년대 만주 등지에서 항일 투쟁을 벌인 우리나라 독립 운동가를 중국의 항일 열사와 영웅으로 대거 선정했다.
25일 인민일보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전날 위대한 민족 정신과 항일 정신을 기리기 위해서 일본군에 완강하게 투쟁하다 희생된 600명의 항일 열사 영웅 명단을 중국공산당과 국무원 비준을 거쳐 발표했다. 이번 명단은 주로 중국공산당의 지휘 아래 동북지역에서 일본군에 맞서 싸운 중국인을 중심으로 선정이 됐지만 당시 중국 지역에서 항일 독립 투쟁을 벌인 한국인도 많이 포함됐다.
대표적으로 박한종 동북인민혁명군 제1군 참모장이 항일 영웅으로 선정됐다. 1911년 경상도에서 태어난 그는 27년 숙부를 따라 지린(吉林)성으로 옮긴 뒤 28년부터 항일 투쟁에 가담했다. 34년 동북인민혁명군 제1군 참모장을 지내다 35년1월 일본군과의 전투에서 전사했다. 반석유격대를 이끈 한 호 동북인민혁명군 제1군1사 사장도 1935년 일본 토벌대와 맞서 싸우다 중상을 입고 결국 28세 나이로 전사한 한민족의 항일 독립 운동가다. 1913년 함경북도에서 출생한 이민환 동북항일연군 제1군 제1사 참모장은 32년부터 무장 항일 투쟁을 나서 33년 농민자위대를 창건한 뒤 이를 동북인민혁명군 제1군 독립사로 재편했다. 35년 만주국 치안대를 습격해 섬멸하고 경찰서까지 공격, 무기를 탈취하는 등의 전과를 올렸지만 36년 일본군에 맞서 항전한 마천령 전투에서 23세로 전사했다. 마덕산 동북항일연군 제6군 1사 사장도 만주에서 활약한 우리 독립 운동가다. 1911년 평안북도에서 태어난 그는 할아버지와 숙부 등이 3ㆍ1운동에 참가했다 숨지자 조국을 떠나 중국 각지를 떠 돌다 헤이룽장(黑龍江)을 중심으로 항일 투쟁을 벌였다. 36년 동북항일연군 군정간부학교를 나와 동북항일연군 제6군 1사를 지휘하다 38년 300여명의 일본 경찰 부대 공격 중 27세로 숨졌다.
중국은 이에 앞서 지난해 9월에도 300명의 항일 열사 영웅을 선정, 공표한 바 있다. 당시 중국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항저우(杭州) 청사도 ‘국가급 항일 전쟁 기념 시설’로 지정해 주목을 받았다. 중국은 내달 3일 중국 항일 및 세계 반(反)파시스트 전쟁 승리 70주년 기념 열병식을 개최하며, 박근혜 대통령도 이 행사에 참석 예정이다. 열병식엔 동북항일연군 등 항일전쟁에 벌였던 군대의 깃발이 등장하고 이 군대의 일부 노병과 후손들도 참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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