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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문화 다양성을 말할 때는 해당자에 대한 시혜 차원이나 그들이 변해야 한다는 식일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실제 다양해져야 할 사람은 이른바 ‘주류’를 향유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런 사람들의 인식 전환을 위한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겁니다.”
다음카카오의 비영리법인 다음세대재단 방대욱(46) 대표이사는 25일 한국일보와 전화 인터뷰에서 곧 시작할 그림 동화를 활용한 다문화 교육 전문가 양성 과정의 취지를 이렇게 설명했다. 희망자 신청을 받아 4박 5일간 진행될 이번 과정에서는 재단이 문화다양성 사업의 일환으로 만들어 배포한 ‘올리볼리 그림동화’를 활용한다. 그림 동화를 활용한 다문화 교육은 국내 처음이다.

다음세대재단이 2009년 제작한 올리볼리(세상이 올록볼록 다양하다는 의미를 담아 만든 캐릭터 이름) 사이트는 온라인 및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그간 국내에서 접하기 어려웠던 다양한 나라의 그림책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 한국어, 영어, 현지어 글과 음성을 덧붙여 무료 제공한다. 현재 제공되는 애니메이션은 한국을 포함해 13개국 140여편이다.
이번에 새롭게 전문가 양성 과정을 만든 건 그 동안 사업 과정에서 올리볼리 애니메이션이 교육 현장에서 활용가치가 높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한국 사회에 문화 다양성과 관련된 이슈는 굉장히 많은데 교육을 할 만한 콘텐츠는 없어 조사해보니 국내 번역 동화 중 90%가 영미권, 7~10%가 중국, 일본이고 그 외 다른 나라는 2~3%였습니다. 그래서 시작한 게 올리볼리 그림동화이기도 하고요.” 방 대표는 “올리볼리를 통해 그림 동화를 제공하던 중 교육현장에서 이 애니메이션들이 많이 활용된다는 걸 알았다”며 “그래서 좀 더 체계적으로 다양성 교육을 해보면 좋겠다고 생각해 연구, 교육작업을 거듭한 결과 교육 매뉴얼을 완성했다”고 말했다. 이번 전문가 양성과정도 이 매뉴얼을 토대로 진행한다.
올리볼리 사업은 다름에 대한 상호이해와 존중의 문화를 만들고 이를 통해 다양한 사람들간의 소통이 가능한 사회, 가치 있는 개인들이 창의적이고 다양한 모습으로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려는 것이 목적이다. 방 대표는 “당초 이 목표에 따라 콘텐츠 제공에만 집중했으나 교육 매뉴얼 작업 과정에서 교육 현장에 있는 이들에게 먼저 다양성이란 무엇인지를 전달해야겠다고 느꼈다”며 “교육에 쓸 매뉴얼은 교육자라면 문화 다양성에 대해 어떤 인식을 가져야 하는지 알려주는 지침서이자 아이들에게 다른 문화에 대한 시각과 태도를 가르치는데 필요한 자료”라고 설명했다.

이번 교육 과정은 강의 형식이 아니라 워크숍 형태로 진행된다. 참여자들이 올리볼리를 활용한 교육 커리큘럼을 스스로 만들게 하고 이를 가지고 현장에 나가 지도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한국 사회의 문화 다양성 관련 프로그램은 ‘도식화’돼 있잖아요. 사회는 끊임 없이 바뀌는데도 한 번 만든 프로그램을 수정ㆍ보완하지 않는 문제도 있고요. 이번 사업이 제대로 된 문화 다양성 교육을 자리잡게 하는 첫걸음이길 기대합니다.”
김새미나 인턴기자 saemina@hankookilbo.com
올리볼리 그림동화 어플리케이션 다운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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