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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중국 노선' 앞에서 허탈한 국내 항공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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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중국 노선' 앞에서 허탈한 국내 항공사들

입력
2015.08.25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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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일방적 항공자유화 추진 탓

中항공사들 정기노선 개설 쉬워져

3년새 운항횟수는 4.5배 이상 급증

국내 항공사들은 노선의 20% 불과

중국 당국 규제로 정기노선 역차별

제주와 중국을 잇는 하늘길이 중국 항공사들에게 점령당했다. 제주도에만 적용되는 일방적인 항공 자유화 정책으로 국내 항공사들의 중국 항공노선 개설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25일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285만9,092명으로, 2013년 181만2,172명에 비해 67.2% 늘었다. 2011년 57만247명에 비하면 400% 이상 증가한 것이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은 제주와 중국간 항공편이 급증한 데서 기인했다. 한국공항공사와 항공업계에 따르면 2011년 2,785편이었던 제주-중국 노선 운항횟수는 지난해에는 1만2,894편으로 4.5배 이상 늘었다. 올들어 메르스 여파로 운항횟수가 소폭 감소했지만, 지난 5월까지는 5,613편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076편에 비해 37.7% 증가했다.

하지만 이런 특수는 국내 항공사들에는 말 그대로 ‘그림의 떡’이다. 지난해 제주-중국 노선을 운항한 1만2,894편 가운데 국내 항공사들의 운항횟수는 2,621편으로 20%에 불과하다. 그나마 올 들어서는 더욱 줄어 7월말까지는 전체 6,702편의 16.5%인 1,104편에 그치고 있다.

이같은 엇박자는 1998년 제주 방문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정부가 제주도에 한해 일방적으로 적용중인 항공자유화 제도 때문이다. 자유화 지역은 항공사가 운항횟수나 좌석 공급규모 등을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어 중국 항공사들은 수월하게 제주에 정기노선을 개설하고 있다. 이와는 달리 중국은 항공자유화를 선언하지 않아 정부간 항공협정 없이는 노선 개설 자체가 불가능하다. 이런 연유로 국내 항공사들은 중국간 정기노선 개설을 원천봉쇄 당하는 역차별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8월 현재 제주-중국간 정기 노선은 20개에 달하지만 이중 국내항공사의 몫은 대한항공과 진에어 등 2곳에 불과하다. 티웨이항공은 6월 이후 제주-난닝 노선 운항을 잠시 중단한 상태다. 아시아나항공과 제주항공, 에어부산, 이스타항공은 제주-중국 노선에 정기편이 단 1대도 없고, 부정기편 운항도 쉽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항공당국이 자국 항공사가 정기노선을 개설한 노선에 대해서는 한국 저비용항공사의 부정기 노선을 불허하고, 노선별로 부정기 운항기간이 4개월을 넘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다”며 “여기에 동일 노선에 복수의 항공사 운항을 불허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규제에 제주항공은 2013년 제주-윈저우, 제주-닝보 노선의 운항을 포기했다. 중국 항공당국이 이들 노선에 자국 항공사들이 정기노선을 개설하면서 운항 연장을 허가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시 제주-윈저우 노선은 평균 탑승률이 90%를 넘는 ‘알짜 노선’이었다.

제주도의 일방적인 항공자유화 때문에 중국 정부의 규제에 대해 별다른 이의를 제기할 수 없어 이런 불균형이 더욱 심화할 가능성도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제 와서 제주도에 대한 일방적 항공자유화를 번복하는 것은 어렵다”며 “제주-중국 항공노선에 국내 항공사들의 취항을 늘리기 위해 중국과의 항공협정을 통해 정기 운수권 확대에 나서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제주=김영헌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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