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가세 반대 여론 확산
시, '현 위치 건축' 국방부 지지
시민단체 1인 시위 돌입 충돌 우려
전남 여수시 돌산의 일출명소인 향일암 인근에 조성 중인 군 생활관 신축공사에 대한 반대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주민과 시민단체에 이어 지역 국회의원과 도의원, 시의원 등 정치권까지 가세했다. 여수시는 ‘현 위치에 신축해야 한다’며 군 당국의 입장을 지지해 주민과 충돌이 예상된다.
국립공원 향일암 지키기 여수시민위원회는 25일 “남해안 해돋이 명소이자 금오산의 최고 관망지점인 돌산 향일암 거북머리에 군 생활관을 신축하는데 반대한다”고 밝혔다. 시민위원회는 “국방부, 환경부, 여수시에서 지역민들의 의견을 존중해 거북머리를 자연 그대로 보존할 방안을 찾아달라”며 조속한 해법 마련을 촉구했다.
이 단체는 “민관 협의체를 구성해 단일화된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으면 국방부와 충돌하는 사태를 피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여수지역 대다수 시ㆍ도의원도 대체 부지를 마련해 이전하자는 의견이 압도적이며 주승용, 김성곤 국회의원도 이전에 적극 찬성하고 있다.
반면 여수시는 “지난 6월 29일 국민권익위원회 중재에 따라 결정된 국방부와 주민들의 합의대로 현 임포초소 부지 내에서 거북머리 훼손을 최소화해 군 생활관을 짓는 절차를 이행해야 한다”며 군 입장을 지지했다.
시는 “현 위치에서 700m 떨어진 국립공원 주차장 위쪽 대체부지로 병영시설을 이전하자는 요구를 수용할 경우 30억원의 추가 시설비가 소요된다”며 “시는 국방부 시설 마련에 지자체 예산을 들일 수 없다”며 시설 이전에 반대했다.
시민위원회는 이날부터 매일 여수시청 앞과 향일암 주차장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으며, 31사단 앞에서도 1주일에 한 차례씩 1인 시위를 진행키로 해 물리적 충돌이 예상된다.
국방부는 지난해 말부터 향일암 인근 거북머리 정수리 부근 4,060㎡에 지상 2층, 연면적 1,295㎡ 규모로 40여명의 병력이 주둔할 생활관과 부대시설을 짓다가 주민 반발이 커지자 공사를 중단했다.
하태민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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