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 NC 손시헌(35)의 시즌 출발은 끔찍했다. 개막 10경기에서 36타석 무안타로 타율은 '0'의 행진을 이어갔다. 뒤늦게 발동을 걸어 힘겹게 2할대 타율(0.201)로 전반기를 마쳤다. 후반기 들어 본격적으로 감을 찾는 듯했지만 지난 16일 kt전부터 19일 한화전까지 3경기에서 12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p align="left">일시적인 타격 침체일 수 있지만 손시헌은 변화를 줬다. 타석에서 스트라이크존을 넓혀 적극적인 타격을 하기로 했다. 이른바 '배드볼 히터(bad ball-hitter)'다. 통상 타자들은 몇 가지 유형으로 구분하는데 주로 밀어치는 푸시 히터(push-hitter), 당겨치는 풀 히터(pull-hitter), 밀고 당기기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스프레이 히터(spray-hitter)로 나뉜다. 여기에 특정 구종이나 코스를 노리는 게스 히터(guess-hitter), 볼을 고르지 않고 거의 모든 코스의 공을 안타로 연결시키는 배드볼 히터라는 구분법도 있다.
<p align="left">손시헌이 택한 배드볼 히터는 때로 공격의 흐름을 끊고, 병살로 연결되는 등 독이 되기도 하지만 오히려 과감한 타격으로 좋은 결과를 낼 수도 있다. 일단 출발은 좋다. 타격 스타일을 바꾼 첫 경기인 21일 삼성전부터 데뷔 첫 연타석 홈런을 터트리는 등 4안타를 몰아쳤다. 특히 2회 삼성 선발 윤성환을 상대로 친 홈런은 스트라이크존 아래 볼로 들어오는 커브를 퍼 올려 왼쪽 담장을 넘겼다.
<p align="left">이어 이튿날에도 SK를 맞아 멀티히트를 작성했다. 23일 경기에서는 3타수 무안타로 숨 고르기를 했다. 배드볼 히터 변신 후 3경기 성적은 11타수 6안타(타율 0.545) 2홈런. 그는 "평소 쳤던 것보다 바꿔서 적극적으로 스트라이크존을 폭넓게 그리고 치려고 했다"며 "팀내에 부상 선수가 많은 가운데 좋은 타격을 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만족스러워했다.
<p align="left">손시헌의 또 다른 가치는 선두 삼성을 만날 때 유독 강했다는 점이다. 2007년부터 지난 시즌까지 삼성전에서 타율 0.351(308타수 108안타) 7홈런 44타점을 올렸다. 삼성의 뒤를 바짝 따라붙으며 대권을 노리고 있는 NC로서는 듬직한 존재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지난 21일 경기 전까지 0.206으로 주춤했다가 이날 4안타로 0.282까지 끌어올렸다.
<p align="left">손시헌은 "삼성과의 데뷔전에 첫 안타를 쳤던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면서 "10년 동안 삼성을 상대로 3할 타율을 기록했는데 올해는 초반 성적이 워낙 안 좋아 잘 못 쳤다. 시즌 끝나기 전에 삼성전 타율 3할은 맞춰보고 싶다"고 의욕을 보였다.
<p align="left">사진=NC 손시헌.
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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