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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교과서 한자 병기' 몰아가는 교육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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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교과서 한자 병기' 몰아가는 교육부

입력
2015.08.24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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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정개정연구위 발표서 윤곽… 2018학년도부터 300~600자 규모

사교육 우려 의식해 평가 제외 검토

"한글, 부족한 글자로 오도" 반발… 공청회장 찬반 세력 간 몸싸움도

초등학교 교과서 한자병기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24일 충북 청주시 한국교원대에서 열린 공청회에서 한자병기에 반대해 강단을 점거한 ‘초등교과서 한자병기 반대국민운동 회원본부’ 회원들과 이들을 끌어 내리려는 한자교육총연합회 회원들이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청주=연합뉴스
초등학교 교과서 한자병기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24일 충북 청주시 한국교원대에서 열린 공청회에서 한자병기에 반대해 강단을 점거한 ‘초등교과서 한자병기 반대국민운동 회원본부’ 회원들과 이들을 끌어 내리려는 한자교육총연합회 회원들이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청주=연합뉴스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초등학교 교과서의 한자 병기 규모가 300~600자 사이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교육부는 내년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학생들이 3학년이 되는 2018학년도부터 한자 병기 교육을 실시하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자 병기 규모와 시점이 정해지면서 찬반 논란도 거세지고 있다.

김경자 국가교육과정개정연구위원장은 24일 충북 청주시 한국교원대 교원문화관에서 열린 ?‘한자 교육 활성화와 초등학교 교과서 한자 병기에 관한 논의’에서 주제발표를 통해 “한자 병행 학습이 국어능력을 유도할 수 있다”고 긍정 평가했다. 도입 방법으로 한글 전용 기조를 유지하면서 한자 병행 학습을 진행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교과서에 병기되는 한자의 규모는 300~600자 사이에서 결정될 것으로 김 위원장은 전망했다. 2009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초등학교의 바람직한 한자교육 방안 연구’에서 교사는 300자 이하, 학부모는 300~450자, 한문 관련 단체는 600자 내외를 적정 한자수로 제시했다. 현재 중학교 기초한자가 900개인 점을 감안하면,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정상적으로 마친 학생은 1,200자에서 1,500자의 한자를 배우게 되며, 중복 한자를 제외해도 1,000자는 접하게 된다.

한자 병기 방식으로는 ▦본문 안 한자어 옆에 괄호를 이용해 병기하는 방식 ▦교과서 날개나 각주에 한자를 제시하는 방식 ▦단원 말미에 주요 학습을 제시하면서 한자를 설명하는 방식 ▦그림과 한자를 함께 제시하는 방식이 소개됐다. 다만, 김 위원장은 한자교육이 사교육 증가와 학습량 가중이란 부작용을 초래하지 않도록 평가제외 방안 등을 검토할 것을 당국에 주문했다.

이와 관련, 교육부는 현재 7살 취학 전 아이들이 3학년이 되는 시점인 2018학년도부터 도덕, 사회, 수학과목 교과서에서 한자 병기 교과서를 도입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 공청회에 참석한 박용규 고려대 연구교수는 “교육부가 사회적 요구가 아닌 한자단체의 목소리를 수용해 한자교육 활성화 방안을 강행하고 있다”며 “한글이 불완전하고 부족한 글자란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고 비판했다.

공청회는 한자병기 찬성과 반대로 나뉜 시민사회단체 간 충돌로 40분 늦게 개최됐다. 교육 및 한글 관련 53개 단체로 구성된 ‘초등 교과서 한자병기 반대 국민운동본부’ 회원들은 애초 ‘한자교육관련 공청회’였던 교육부의 공지가 현장에서는 ‘초등학교 한자교육 활성화를 위한 공청회’로 바뀌어 특정 방향으로 정부가 유도한다며 강력 항의하며 토론회 강단에 올랐다. 이후 한자병기에 찬성하는 ‘전국한자교육총연합회’ 회원들이 이들을 끌어내면서 고성이 오가고 몸싸움이 벌어졌다.

이대혁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청주=김민정기자 fac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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