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7월 이후 고강도 개입을 통해 지탱해 온 증시가 다시 폭락하자, 그 책임이 무모한 ‘관제 증시’를 주도해 온 당국에게 쏠리고 있다.
24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 증시 전문가들은 “중국의 경제 성장률 전망 등 실물경제 지표를 생각하면 중국 주가는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날도 중국 정부는 연기금의 주식투자 허용을 통해 최대 1조위안(약 186조원)을 투입할 것이라고 공표했고,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급준비율 인하를 고려한다고 발표했지만 주가 폭락 앞에 속수무책이었다. 당국 개입의 효과가 빠르게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KGI증권 애널리스트 켄 첸은 “중국 정부의 개입이 현재의 주가 하락을 장기적으로 막을 순 없다”라며 “금융 시장의 위험 수위가 빠른 속도로 높아질 것이며 이는 투자 심리를 짓누르는 악순환을 되풀이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상하이지수가 내년까지 29% 더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CMB인터내셔널 전략가 대니얼 소도 “주가가 과대평가돼 있는데도 중국 정부가 시장의 힘을 거스르고 있다”라며 “주식 시장 부양 정책 보다는 실물 경제를 살리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오늘 폭락에도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해 초에 비해 50% 이상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중국실물경제를 보여주는 주요지표인 수출용 산업생산, 소매 판매 등을 보면 경제성장세는 급격히 둔화되고 있다. 중국 증시가 당국의 엄호 속에 과도하게 웃자랐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상하이지수 주가수익비율(PERㆍ주가를 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수치)은 현재 61배 수준으로 역시 급등한 미국 S&P500 지수(19배 수준) 보다 훨씬 높은 상태다. 상하이의 션완홍위엔 그룹의 분석가 치엔치민은 “투자자들은 주식 매입에 여전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라며 “여전히 현 주가가 저렴하다고 볼 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반면 8월 차이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ㆍ중국 제조업 경기) 예비치는 47.1로 6년 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또 경제성장률도 7월 7.4%였던 것이 이달 들어 6.6%로 떨어졌고, 제조업 생산률도 지난해 초 9%대에서 지난달 6%대로 급락했다. 소매 판매량도 2006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 중이다.
강주형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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