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리아 고대유적도시 팔미라 연구에 평생을 바쳐온 대표적인 고고학자가 이슬람 수니파 과격단체(IS)에 의해 무참히 참수된 데 이어, 팔미라 고대 신전 바알샤민이 IS에 의해 파괴된 것으로 알려졌다.
“IS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팔미라 유적지에서 2,000년 된 고대 신전 바알샤민에 다량의 폭약을 설치, 23일 폭파했다”라고 AFP통신이 24일 전했다. 마문 압둘카림(81) 시리아 문화재청장은 “셀라(신전 내부 영역)가 파괴됐고 주변 기둥들도 무너지거나 금이 가는 등 전체적으로 훼손 정도가 심하다”라며 “암울한 예상이 실제 벌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바알샤민 신전은 서기 17년 폭풍과 강우를 몰고 오는 페니키아 신에게 헌정된 것으로, 로마 하드리아누스 황제 통치 시절인 130년 증축됐다. 특히 내부 건축물이 거의 완전한 원형 그대로의 모습을 갖추고 있어 역사적 사료로 매우 중요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
신전 파괴 시점을 두고는 소식이 엇갈리고 있다. 영국에 소재한 시리아인권관측소는 “바알샤민 사원은 한달 전에 파괴됐다”라고 발표했다. 반면, 터키에서 활동중인 시리아 반정부 운동가 오사마 알 카티브는 이 신전이 23일 파괴됐다고 전했다.
올 5월 팔미라를 장악한 IS는 6월 2,000년 된 사자상을 부수는 등 팔미라 고대유적지를 잇따라 훼손, “문화 청소를 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오아시스 도시 팔미라는 그리스-로마시대의 귀중한 고대 유적ㆍ유품들을 품고 있어 ‘사막의 신부’로 불리며,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시리아 대표 유적지다.
지난달 IS는 팔미라 근처 이슬람 사원 두 곳을 파괴한 사진을 배포했다. IS는 훼손 이유에 대해 “이 사원들이 다신교를 표현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지방도시 타드무르에 있는 사원들로,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와 데르-알 조르 사이에 위치해 있어 전략적으로 중요한 곳이다.
강주형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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