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 5번기 제2국
백 이동훈 3단 흑 박영훈 9단
장면 9 지금 장면이 이 바둑의 하이라이트다. 독자 여러분의 이해를 돕기 위해 수순을 조금 앞으로 되돌려 보면 백△ 때 박영훈이 1, 2를 교환한 다음 3으로 찝어서 백 대마의 집 모양을 없애자 이동훈이 4, 6으로 응수한 상황이다.
여기서 흑이 고민이다. 기왕에 백 대마를 잡기로 마음먹었으니 당연히 참고1도 1로 막아야 한다. 하지만 백이 2, 4로 반발하면 상변 흑돌과 수상전이 벌어지는데 흑이 꼭 이긴다는 보장이 없다.
박영훈이 이 장면에서 무려 20여분 동안 장고를 했지만 결국 도를 결행하지 못하고 7로 물러섰다. 역시 강렬한 공격보다는 미세한 끝내기 승부를 즐기는 박영훈다운 결정이다. 자신이 100% 이긴다는 확신이 없는 상황에서 ‘모 아니면 도’ 식의 무모한 싸움을 걸 수는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렇게 되면 8로 내려서는 게 절대선수여서 백 대마가 쉽게 살 수 있다. 이제 와서 참고2도 1은 2, 4 다음 흑△ 때 백A로 이어서 오히려 귀의 흑이 잡힌다. 결국 16까지 백 대마가 아무런 손해 없이 깔끔하게 완생했다. 이래서는 백의 우세가 확실하다.
박영철 객원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