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프로테니스(ATP) 마스터스 시리즈 신시내티 오픈은 올해도 노박 조코비치(28ㆍ세르비아)를 외면했다. 조코비치는 다섯 번째(2008~09, 2011~12, 2015) 결승에 올랐지만 한번도 우승컵을 들어올리지 못했다.
반면 로저 페더러(34ㆍ스위스)에게 신시내티오픈은 행운의 땅이다. 벌써 7번째 우승이다. 조코비치는 “페더러가 은퇴하고 난 뒤에야 (신시내티 오픈)우승이 가능할 것 같다”고 말할 정도였다.
페더러는 24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단식 결승에서 조코비치를 2-0(7-6 6-3)으로 완파했다. 이로써 페더러는 이 대회 2연속 우승을 차지했고 대회 통산 7번째 왕관을 썼다. 페더러와 조코비치의 라이벌 대결은 2006년 첫 만남부터 이날 결승까지 10년 간 41번으로 두 사람은 테니스 오픈 시대 이후 두 번째로 가장 많은 결전을 치렀다. 페더러가 21승20패로 근소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 44경기로 가장 많은 맞대결을 치른 사이는 라파엘 나달(29ㆍ스페인)과 조코비치다. 23승21패로 나달이 우위다.
이번 맞대결을 앞두고 페더러와 조코비치는 상대전적에서 20승20패로 팽팽한 긴장감을 이어오고 있었다. 페더러는 이 대회 디펜딩 챔피언이자 6번이나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지만 유독 조코비치에게 연패를 당하고 있었다. 페더러는 올해 2월 두바이 듀티프리오픈 결승에서 조코비치를 꺾은 이후 내리 3연패를 당했다.
조코비치도 우승이 간절했다. 조코비치는 이 대회 결승에서만 4전 전패를 당한데다가, 1년에 9차례 열리는 마스터스급 대회 가운데 이 대회에서만 우승하지 못했다. 조코비치는 9개 마스터스 대회를 모두 석권하는 ‘커리어 골든 마스터스’ 달성에 퍼즐 한 조각만 남겨두고 있는 상태였다.
승리의 여신은 페더러의 손을 들어줬다. 1세트 타이브레이크 접전끝에 승기를 잡은 페더러는 여세를 몰아 2세트도 6-3으로 매조지 했다. 페더러는 경기가 끝난 후 “조코비치가 해를 거듭하면서 내 플레이에 적응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면서 “그의 포핸드에는 거의 실수가 없었다. 우리의 라이벌 대결도 확실히 진화했다”고 평가했다. 이로써 페더러는 지난주 세계 랭킹에서 앤디 머레이(28ㆍ영국)에게 내준 2위 자리를 1주일만에 되찾게 됐다. 우승 상금 73만1,000달러(8억7,439만원)도 페더러의 차지가 됐다.
이현주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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