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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경 주민들 "남북경색 이참에 풀렸으면…" 기대·불안 교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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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경 주민들 "남북경색 이참에 풀렸으면…" 기대·불안 교차

입력
2015.08.23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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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인천 강화·강원 고성 등 주민 대피령은 대부분 해제

"꽃게철 다가올텐데" 생업 우려, "금강산 관광 재개 됐으면" 바람도

북한의 추가 포격도발 위협으로 대피했던 강원 고성군 접경지역 주민들이 23일 오전 대피령이 해제되자 하룻밤을 보냈던 대진중고등학교 체육관을 나와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 고성=연합뉴스
북한의 추가 포격도발 위협으로 대피했던 강원 고성군 접경지역 주민들이 23일 오전 대피령이 해제되자 하룻밤을 보냈던 대진중고등학교 체육관을 나와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 고성=연합뉴스

북한의 서부전선 포격도발로 촉발된 남북 고위급접촉이 재개된 23일 접경지역 주민들은 접촉 결과에 따른 기대감과 불안감을 동시에 표출했다.

특히 대북방송 시설 인접 지역인 경기 연천군 중면 삼곶리 주민들과 강원 화천군 주민들 250여명은 3일째 이어지는 대피생활로 인한 피로감을 호소했다. 22일 오후 경기 파주시와 인천 강화군, 강원 고성군 등 전국 11개 대북방송 시설 인근 지역주민 1만 5,000여명에 내려진 대피령은 이날 오후부터 밤까지 연천ㆍ화천 주민 250여명을 제외하고 모두 해제됐다.

23일 오전 중면 사무소 인근 지하 대피소에 머물며 부족한 잠을 청하거나 휴식을 취하던 주민들은 오후 들어 남북 고위급접촉 재개 소식에 귀를 기울였다.

김용섭 중면 면장은 “대피소 주민들 모두가 한창 농번기인 만큼 농작물이 피해라도 입을까 우려가 크다”며 “(고위급접촉에서) 좋은 결과가 나와 한시라도 빨리 사태가 원만히 해결돼 생업에 돌아가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주민들은 협상 결과가 만족할 수준에 이르지 못할까 불안해 하기도 했다. 주민 박모(73)씨는 “협상이 길어지는 걸 보면 서로 주장만 내세우고 있는 거 아닌 지 모르겠다”며 “또 대피소 생활을 하는 상황이 일어나지 않게 할 수 있는 대책이 나오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밝혔다.

사흘째 대피소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중면 삼곶리 주민들은 답답함과 피로감을 호소하기도 했다. 일부 고령의 대피주민들은 오랜 불안감에 따른 무력감을 호소하며 잠시 집으로 돌아가기도 했다. 최기중 삼곶리 노인회장은 “더운 날씨에 지하에서 생활하고 불편한 잠자리가 이어지다 보니 몇몇 노인들이 힘들어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시 귀가 노인들은 대한적십자사 봉사요원 등의 보호 아래 보살핌을 받고 있다.

서해 북단 연평도 어민들은 사태가 길어질 경우 가을철 꽃게 출어에 차질을 우려하고 있다. 23일 연평도 어촌계에 따르면 어민들은 15일부터 인근 해역에 꽃게잡이용 통발을 설치했으나 21일이후 줄곧 조업이 통제돼 통발 확인작업이 중단된 상태다.

박태원 연평도 어촌계장은 “남북 긴장상태가 길어지면 본격적인 출어기인 9월 조업이 통제돼 어민들이 생계에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걱정했다.

인천의 접경지역인 강화군 교동면 일부 지역에는 이날 오후 4시 37분쯤 다시 대피령이 내려져 주민 200여명이 대피시설로 이동했다.

안전지대로 대피했던 강원도내 5개 접경지 주민 1,900여 명은 귀가한 뒤에도 여전히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대진초교 등에 대피했던 동해안 최북단의 고성군 명파ㆍ마달ㆍ배봉ㆍ화곡리 등 4개 마을 주민 398명은 이날 오전 8시쯤 집으로 돌아갔다. 주민들은 지난해 6월 임모 병장의 GOP총기난사 사건에 이어 1년 여 만에 또 다시 주민 대피령이 내려지자 불안해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명파리 주민 이종복(60)씨는 “남북 긴장상황 때문에 생업에 지장이 많다”며 “남북협상이 잘 돼 경색국면이 해소되는 것은 물론 금강산 관광까지 재개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이 여전히 76.2㎜견인포 등 포병전력을 증강시킨 상태라는 소식이 들려오자 화천군과 군 당국은 상서면 마현ㆍ산양ㆍ신읍리 주민 200여명을 만일의 사태에 대비, 이날 오후 5시 화천체육관으로 다시 대피시켰다. 화천 산양초등학교는 24일 하루 휴업을 결정했다.

철원 제2땅굴과 평화전망대, 양구 제4땅굴, 을지 전망대, 고성 통일전망대, DMZ박물관 등 강원도내 안보관광지는 나흘째 운영이 전면 중단됐다.

인천=송원영기자 wysong@hankookilbo.com, 연천=이태무기자 abcdefg@hankookilbo.com, 고성=박은성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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