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세탁기 생산라인 가 보니

지난 21일 경남 창원에 위치한 LG전자 창원2공장 세탁기 제조라인은 눈 코 뜰 새 없이 바삐 돌아가고 있었다. 세탁기 성수기가 아닌 8월인 데도 이같이 바쁜 이유는 새 제품‘트롬 트윈워시’때문. 17kg, 19kg, 21kg 용량의 드럼 세탁기인 트롬 밑에다 3.5kg 용량의 통돌이 세탁기인 미니워시를 붙인 이 제품은 이달 초 출시됐다. 출시 이후 예약 판매량만도 기존 동급 용량 세탁기(21kg 기준)의 최대 5배에 달해, 앞으로 대용량 세탁기 판매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LG전자는 기대한다.
생산라인 자체는 의외로 단촐했다. 2층엔 140m 길이의 트롬 생산라인이, 1층에는 40m 길이의 미니워시 생산라인이 있었다. 필요한 부품은 전부 모듈화되어 30분 단위로 생산라인에 공급된다. 이를 위해 하루에 협력사에서 5톤 트럭 800대가 드나들 정도이다.
생산라인에선 검사도 진행된다. 물을 쓰는 제품이니 실제 물을 넣어 빨랫감을 돌려보기까지 한다. 내수용은 전국 25곳의 물류창고로, 수출용은 공장 내 32개의 컨테이너에 실려 바로 부산항으로 옮겨진다. 이 같은 효율적인 생산 체제 때문에 10.5초당 세탁기 1대를 생산할 수 있다. 또 공장 내 여분의 부품이나 재고는 없다.
창원공장에서는 가혹한‘신뢰성 검사’를 통해 제품의 완성도도 높인다. 24시간 세탁기를 돌리면서 모든 상황을 모니터링하는 건 기본이고, 문여닫기 1만회 등 다양한 상황에 따른 평가가 끊임없이 이어진다.
트롬 트윈워시의 상품성은 이런 과정 끝에 나온 것이다. 세탁물에 따라 분리 세탁하고 싶다는 주부들의 욕구에 착안했지만, 문제는 진동과 소음이었다. 150명이 달라붙어 8년간 고심을 거듭했다. 자동차용 서스펜션 기술이 적용됐고, 미니워시에 들어가는 모터의 크기를 줄이고 효율을 올렸다. 덕분에 소음은 목표치 54.5dB보다 훨씬 낮은 50.5㏈까지 내려갔다. 이 기술은 지금도 개선작업 중이다. 세탁기사업부장 전시문 전무는 “동시 세탁, 동시 탈수까지 모두 할 수 있는 세탁기는 우리가 유일하다”며 “올 하반기 미국 등 해외 시장에 내놔 LG전자가 세탁기 시장 8년 연속 세계 1위를 지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세탁기 소음과 달리 공장의 소음은 다시 한층 높아졌다.
창원=조태성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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