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중독은 의지박약 아닌 뇌 질환"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중독은 의지박약 아닌 뇌 질환"

입력
2015.08.23 10:40
0 0
도박 알코올 인터넷 마약 등 4대 중독이 뇌 쾌락중추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 심각한 뇌 질환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도박 알코올 인터넷 마약 등 4대 중독이 뇌 쾌락중추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 심각한 뇌 질환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도박 알코올 인터넷 마약 등 4대 중독이 심각한 뇌 질환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이 주축이 돼 4대 중독문제에 대한 사회적 환기와 대책을 제시하고 있는 중독포럼은 24일 발표를 통해 “중독은 뇌의 쾌락중추에 이상이 생겨 나타난 뇌 질환”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중독은 의지 박약이나 습관에 의해 발생한다는 일반적 견해를 뒤집는 주장이다.

중독포럼은 중독이 습관이 아닌 뇌 질환임을 전두엽을 통해 설명했다. 뇌의 앞부분에 위치한 전두엽은 우리 뇌에서 가장 넓은 영역을 차지하고 있는 일종의 ‘최고 의사결정기구’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은 전두엽이 중독에 의해 과도하게 활동을 하면 충동을 자제하고 조절하는 기능이 저하돼 통제력을 상실하게 된다고 말한다.

이해국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인터넷 게임을 하면 쾌락중추가 활성화되고 도파민 호르몬 분비가 활발해져 전두엽을 자극한다”면서 “이 과정이 반복되면 의사결정과 충동조절을 담당하는 전두엽 기능이 손상돼 중독에 빠진다”고 경고했다.

가장 큰 문제는 중독에 빠지면 단순히 일상의 불편함을 넘어 뇌 건강 자체가 위협받게 된다는 것이다. 중독증상이 심해질수록 뇌의 변화와 손상 정도가 커져 심각한 뇌 합병증이 유발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알코올중독이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은 “알코올중독자들은 장기간 지속적인 음주로 뇌 위축이 진행돼 치매가 발생한다”면서 “이는 알츠하이머병에 의한 노인성 치매환자의 뇌 변화와 원인만 다를 뿐 동일하다”고 말한다.

중독에 빠지면 정상인과 달리 뇌 세포 크기가 현저히 작아지고 전두엽의 회백질 부피도가 줄어드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독포럼은 “도박, 인터넷게임, 마약중독자들도 뇌기능과 구조 이상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중독에 의해 뇌 구조가 손상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중독포럼은 “판단력 및 지각, 기억력과 같은 인지저하는 물론이고 수면, 섭식, 배변 주기 및 성격변화까지 유발될 수 있다”면서 “중독이 심할수록 이들 질환이 함께 발생해 정신건강에 약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했다.

중독포럼 조사에 따르면 인터넷에 중독된 청소년들의 85.8%가 정신과적 질환을 함께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반된 정신과적 질환으로는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이 31.3%로 가장 많았고, 이어 우울장애(28.7%), 기분장애(13.9%), 불안장애(5.0%), 정신장애(2.6%), 물질관련장애(2.6%), 충동조절장애(3.0%)가 뒤를 이었다.

서정석 건국대충주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이와 관련, “중독은 증상이 심할수록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수반해 건강을 위협할 수밖에 없다”면서 “뇌 건강과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중독 폐해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예방 및 치료에 대한 적극적 자세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중독포럼은 오는 27일 ‘균형과 조절’을 주제로 ‘중독예방 국제석학포럼’을 개최한다. 이 행사에는 마크 포텐자 미 예일대 의대 교수 등 중독 분야 세계적 전문가들이 참석해 중독문제 해법을 논의한다.

김치중 의학전문기자 cjkim@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