첩보위성·조기경보기 등 풀가동
北 움직임 정찰 감시도 긴밀한 공조
북한이 서부전선 포격 도발 이후 준 전시상태를 선포한 데 대해 우리 군 당국 역시 한미연합작전체제를 실시간 가동하며 대응 태세를 높였다.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에서 강력한 한미 동맹 공조체제로 북한의 추가 도발을 억제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이다.
약 40년 만에 연합작전체제 가동
군 당국에 따르면 한미 양국 군은 21일부터 북한의 국지적 추가 도발에 대비하기 위해 연합작전체제를 긴밀하게 가동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최윤희 합참의장과 커티스 스캐퍼로티 한미연합사령관이 북한군의 포격 도발 이후 화상회의 등을 통해서 실시간 상황을 공유하며,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의 국지적 도발에 대해 한미 양국이 실시간으로 연합작전체제를 구축한 것은 1976년 8월 판문점 도끼 만행 사건 이후 사실상 처음이다.
국지도발은 평시에 벌어지는 비상사태여서 평시작전통제권을 가진 우리측이 주도권을 행사한다. 지난 4일 발생한 비무장지대(DMZ) 목함 지뢰 도발 사건 때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한미 양국은 이번 서부전선 도발은 확전 가능성도 배제 못하는 엄중한 사태라고 판단한 듯하다.
특히 한미 양국은 2010년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북한의 국지도발에 대응하기 위한 ‘한미 공동국지도발계획’도 마련 중이라서 추가 도발 시 더욱 긴밀한 공조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한미 공동국지도발계획은 북한의 군사적 도발을 가정해 우리 군 전력에 미군 전력이 가세해 초기에 제압하는 개념으로 2013년부터 양국이 협의 중이지만 아직 완성단계는 아니다. 일단 경기 동두천 지역에 주둔 중인 주한미군 제210화력여단도 긴급 지원 태세를 갖추고 북한군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군 당국은 이번 포격 도발 이후 대북감시태세인 ‘워치콘’과 대북방어준비태세인 ‘데프콘’을 상향 조정하는 움직임은 없다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정전상태여서 워치콘 3단계를 계속 유지해왔고, 현재도 그대로다”며 “다만 경계태세를 최고조로 높이며 북한을 감시하는 여러 활동을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날 서부전선을 관할하는 6군단 전역에 발령된 진돗개 하나도 유지됐다.
한미 정찰자산 등 최신예 무기 총동원
한미 양국 군은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 정찰 감시 자산을 총동원해 북한의 움직임을 면밀하게 관찰하고 있다. 군사첩보위성은 물론 미 공군 공중조기경보통제기를 비롯해 한국군의 고고도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 백두 금강 정찰기, 아서 대포병 레이더와 이지스함 레이더 등 양국의 정보 감시 자산이 풀 가동 중이다. 양국 군은 북한이 비무장지대(DMZ)나 군사분계선(MDL)을 겨냥한 ‘치고 빠지기’ 식 도발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최전선 일대의 대비 태세도 강화했다. 한미 양국은 지난 12일부터 경기 포천 육군 승진과학화훈련장에서 진행 중인‘2015 통합화력 격멸훈련’에 참가하는 한미 양국 군의 최신예 화력무기들도 언제든지 대북 도발 응징에 즉각 투입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윤주기자 kkang@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