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이 우리 군의 대북 심리전 방송 중단 및 시설 철수 시한으로 내건 22일 오후 5시가 다가오면서 남북간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북측 전방지역은 21일 오후 5시를 기해 전쟁 직전 단계인 준전시 상태에 돌입했다. 군부대는 물론 준군사조직까지 완전무장상태로 진지에 투입된 상태다. 북측 후방 화력이 전방으로 이동 배치되는 정황도 우리 군에 포착됐다고 한다. 앞뒤 가리지 않는 북측의 무모한 긴장 조성과 도발 위협을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 군은 북측이 최근 일련의 도발에 대한 시인과 사과, 재발방지 약속 등 진정성 있고,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기까지는 대북 심리전 방송을 계속한다는 입장이다. 우리 군은 21일 합동참모본부 명의로 북측 총참모부에 전통문을 보내 비무장지대(DMZ) 지뢰도발과 서부전선 포격도발은 정전협정과 남북불가침합의를 정면으로 위반한 중대 도발임을 엄중 경고하고 추가 도발이 있을 경우 자위권 차원에서 강력 응징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북측은 지뢰도발과 눈에 뻔히 보인 포격도발 사실까지 부인하며 억지를 부리고 있다. 김양건 노동당 비서가 20일 오후 김관진 청와대 안보실장 앞으로 보내온 서한에서 “현 사태를 수습하고 관계개선의 출로를 열기 위해 노력할 의사가 있다”고 했지만 그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북측이 제시한 시한 내에 당국간 대화를 통해 긴장상태를 완화하고 출구를 찾을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
그렇다면 북측이 공언한 시한 이후의 군사행동 개시에 대한 철저한 대비태세가 필요하다. 박근혜 대통령은 21일 예정된 일정을 전면 취소하고 서부전선 방어를 담당하는 제3 야전군사령부를 방문해 대비태세를 점검했다. 군 최고통수권자로서 북한의 도발에 단호하고 철저하게 대응하겠다는 분명한 의지 표명으로 보인다. 한미 양국은 연합작전체제를 가동하는 등 긴밀한 공동 대응에 나섰다.
북측이 어떠한 형태의 군사행동으로 나올지는 현재로서는 가늠하기 어렵다. 하지만 우리 군이 완벽한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는 한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 한민구 국방부장관은 21일 전군 작전지휘관회의를 주재하면서 북측 도발에“단호한 대응”을 거듭 강조했다. 동시에 “효과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확고한 대비태세로 북한의 도발 의지를 제어하면서 동시에 남북간 군사적 긴장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는 뜻일 것이다.
북측은 우리 군의 의지와 한ㆍ미 연합작전 대비태세를 결코 얕잡아 봐서는 안 될 것이다. 더욱이 지금은 한미연합 을지포커스가디언(UFG) 군사훈련 기간이어서 어느 때보다 한미 양국의 군사적 대응이 신속하게 취해질 수 있다. 북측은 무모한 도발이 몇 배의 혹독한 응징으로 되돌아간다는 냉엄한 현실을 직시하고 섣부른 군사행동보다는 합리적 해결책을 찾기 바란다. 이 지구상에 무모한 군사도발을 지지할 나라는 자신들의 최대 우방인 중국을 포함해 어떤 나라도 없다는 사실 역시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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