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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3만원이면 여섯명 구할 수 있어요"

입력
2015.08.21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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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위기지역 실태 시민들에 알리려 부산서 컵파스타 나누며 후원 독려

"더 많은 사람들이 지속적 관심을"

샘 킴이 21일 부산 서면에서 SNS를 보고 푸드트럭을 찾아온 사람들에게 컵파스타를 나눠주고 있다. 부산=전혜원기자 iamjhw@hankookilbo.com
샘 킴이 21일 부산 서면에서 SNS를 보고 푸드트럭을 찾아온 사람들에게 컵파스타를 나눠주고 있다. 부산=전혜원기자 iamjhw@hankookilbo.com

몇 푼 안 되는 돈으로 많은 사람들의 끼니를 해결한다는 것은 국내 같으면 좀체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2만원으로 어린이 4명의 한달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식량부족국가라면 사정은 다르다. 마치 ‘오병이어(五餠二魚)의 기적’ 같은 일이 가능하다. 그런 아이들을 위해 요리사 샘 킴(본명 김희태ㆍ38)이 부산행 푸드트럭에 올랐다.

21일 오후 5시 부산 서면 NC백화점 앞에는 300여명의 인파가 몰려들었다. 샘 킴이 “어떻게 알고 오셨어요”라고 묻자, 사람들이 “SNS 보고 왔어요”라고 답한다. 반팔 면 티셔츠에 하늘색 앞치마를 한 그는 유명 셰프라기보다 친근한 동네 형의 모습이었다.

샘 킴이 푸드트럭을 활용한 재능기부에 나선 계기는 지난 4월 발생한 네팔 대지진. 그는 이날 푸드트럭 행사 전에 한국일보와 만나 “옥스팜 네팔지부 식량전문가에게서 네팔이 대지진으로 극심한 식량난을 겪고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며 “지금도 세계인구 7명 중 1명은 배고픔에 고통 받고 있고 생계유지가 어렵다고 한다”고 말했다. 샘 킴은 5월에 국내 한 방송사와 영국계 국제구호개발기관 옥스팜코리아와 서울에서 3차례 푸드트럭 행사를 진행했다. 이번 부산행은 서울 이외의 첫 번째 지역 나눔 활동이다.

그런데 왜 푸드트럭일까. 샘 킴은 “미국 유학시절인 2006년 가을 푸드트럭을 타고 로스앤젤레스 도심 봉제공장지역에서 음식을 나눠준 적이 있다”라며 “골목마다 텐트를 치고 노숙하는 어르신들이 많은 곳이었는데 음식을 받아 들고 아이처럼 천진하게 웃는 모습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당시 경험을 살려 샘 킴은 푸드트럭 음식을 시민들에게 무료로 나눠주고 있다. 이 활동을 통해 네팔 등 전세계 식량위기지역 실태를 시민들에게 알리고 후원을 독려하려는 것이다. 샘 킴은 “사람들이 한 달에 2만원씩 1년 후원하면 식량부족지역이나 긴급구호지역 피해주민 4명이 1년 간 먹을 음식이 생긴다”며 “한 달에 3만원씩 1년이면 저개발국의 한 가정에 해당하는 6명이 1년 간 배고픔을 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달 2만~3만원으로 배고픈 사람 여러 명을 도울 수 있는 거죠.”

샘 킴은 굶주림은 아프리카 오지 마을에서만 벌어지는 일이 아니라고 말했다. “기아는 비단 아프리카뿐 아니라 재난ㆍ재해와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은 어느 국가라도 겪을 수 있어요. 기아에 고통 받는 인구는 8억명이나 되지만 세계식량의 80%를 20% 인구가 소비하는 식량 불균형 문제가 심각합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글로벌 식량위기 극복을 위해 옥스팜코리아와 함께 하는‘샘 킴의 푸드트럭’은 이날 행사에 이어 22일 낮 12시부터 해운대 이벤트광장에서도 똑같이 종이컵에 담은 파스타를 제공하는 행사를 연다.

부산=글ㆍ사진 정치섭기자 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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