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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신동빈, 현장경영 광폭 행보 속내는

입력
2015.08.21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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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 회장, 광복특사 이후

사업장과 창조경제센터 연일 방문

경영공백 메우고 정부에 협력 제스처

신동빈 롯데 회장 귀국 하루 만에

롯데케미칼 대산공장 방문

그룹 지배력 강화하려는 포석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1일 울산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방문, 조선해양플랜트 전시물을 둘러 보고 있다. 울산=뉴시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1일 울산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방문, 조선해양플랜트 전시물을 둘러 보고 있다. 울산=뉴시스

일선사업장으로 달려가 현장 경영의 광폭 행보를 이어가는 재벌 총수들이 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주인공이다. 이들의 현장 경영은 정부가 추진하는 경제활성화 정책에 적극 부응하고, 2년7개월의 수감 생활로 인한 경영 공백을 메우려는 강행군(최태원 회장)이자, 경영권 분쟁으로 어수선한 조직 내부의 후유증을 극복하고, 그룹 지배력을 강화하려는 포석(신동빈 회장)이기도 하다.

21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회장은 이날 오전 10시30분쯤 충남 서산의 롯데케미칼 대산 공장을 찾아 현장 직원들을 격려했다. 이 공장은 연간 110만톤의 에틸렌 생산이 가능한 곳으로, 롯데그룹 석유화학 사업의 핵심 시설이다.

석유화학 분야에 대한 신 회장의 애정은 남다르다. 1990년 당시 호남석유화학(현 롯데케미칼)을 통해 한국롯데 경영에 처음 참여했고, 이후 유통과 석유화학을 그룹의 양대 축으로 성장시켰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회장이 20일 일본에서 돌아온 직후 하루 만에 대산 공장을 가장 먼저 방문한 것은 그 만큼 석유화학 사업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다는 뜻”이라고 전했다.

신 회장은 건설 중인 현대케미칼의 대형 설비 건설 현황도 꼼꼼하게 살폈다. 현대케미칼은 지난해 5월 롯데케미칼과 현대오일뱅크가 4대6의 비율로 출자해 출범한 합작사다. 총 1조2,000억원이 투자됐다. 이 설비가 내년 하반기 완공되면 하루 11만 배럴의 콘덴세이트(천연가스에서 나오는 휘발성 액체 탄화수소)를 정제시켜 합성 섬유ㆍ플라스틱ㆍ휘발유 첨가제 등의 재료로 사용되는 혼합자일렌과 석유화학 제품의 기초 원료인 경질 나프타를 각각 100만톤씩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신동빈(오른쪽) 롯데그룹 회장이 21일 충남 서산 롯데케미칼 단지 내 현대케미칼 대산공장에서 현장 상황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롯데그룹 제공
신동빈(오른쪽) 롯데그룹 회장이 21일 충남 서산 롯데케미칼 단지 내 현대케미칼 대산공장에서 현장 상황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롯데그룹 제공

신 회장은 “이번 합작 사업이 국내 투자확대와 고용창출 등의 측면에서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며 “롯데케미칼과 현대오일뱅크의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는 모범 사례가 되도록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재계에선 신 회장이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의 승리를 바탕으로 그룹의 실질적인 최고경영자(CEO)로서의 위상 강화를 위해 이 같은 현장 경영을 강화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날 최태원 SK 회장은 울산과 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잇따라 방문했다. 최 회장은 이달 14일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출소한 이후 단 하루도 쉬지 않고, 매일 사업장을 찾고 있다. 불과 일주일도 채 되지 않은 기간 동안 대전ㆍ세종 창조경제혁신센터, 경기 이천의 SK하이닉스 본사, 대덕 R&D센터, SK이노베이션 울산 사업장을 둘러봤다.

특히 박근혜 정부가 우리 경제의 주축인 대기업에 창업 지원을 맡겨 청년 창업을 지원하기 위해 만든 전국의 창조경제혁신센터 17곳 중 5곳을 직접 방문했다. 대전ㆍ세종 센터는 SK가 후원하는 곳이지만, 나머지 충북(LG), 울산(현대중공업), 대구(삼성) 센터는 다른 기업이 지원하는 센터다.

최 회장은 출소 직후 “정부가 나를 풀어준 것은 경제 활성화를 위해 그만큼 역할을 해 달라는 요청이 아니겠냐”고 말한 바 있다. SK 관계자는 “최 회장은 벤처기업에 대해 관심이 많고 상당한 수준의 지식을 갖고 있다”며 “창조경제혁신센터의 핵심인 벤처 창업과 성과 창출을 위한 효율적인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준규기자 manbok@hankookilbo.com

허재경기자 ric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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