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피에 '꿈 바우처' 시스템 구축… 의복·교육·여가·의료 등 지원
협력사와 나눔 바자회 개최… 온라인 中企 상담 센터도 개설
거의 매일 외근을 나가야 하는 경기 이천시 무한돌봄 설봉네트워크팀 유안나 팀장은 그동안 차량이 없어 불편함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노인들을 직접 찾아가 만나야 하는데, 한 달에 두 번씩 저소득 노인들에게 식사로 죽을 배달하거나 상담을 위한 자택 방문을 할 때면 언제나 몸이 파김치가 됐다. 멀게는 자동차로 45분 거리인 읍ㆍ면 소재지 20군데를 돌아야 하고, 외곽 농촌 마을까지 가려면 1시간 이상 걸렸다. 가까운 곳은 가까운 곳은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거리가 먼 곳은 개인 차량을 이용했지만 시에서 지원하는 유류비로는 경비를 충당하기조차 빠듯했다.
그러던 유 팀장은 지난 6월 한국사회복지사협회 홈페이지에서 눈이 번쩍 뜨이는 공고를 발견했다. 하이트진로의 차량 기증지원 바우처 공고였다. 하이트진로는 매년 사회복지사업 공모를 통해 기아자동차 레이를 지원한다. 유 팀장은 하이트진로 사회공헌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신청서를 넣었고 차량 기증지원 대상자로 최종 선정됐다. 유 팀장은 “우리 같은 기관에는 차량이 필수”라며 “사업을 더 확장하고 싶어도 운영비나 이동성, 효율성을 따져봤을 때 차가 없어서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동 때문에 들던 비용도 한 달 평균 15만원을 아낄 수 있게 됐다. 이 단체는 9월부터 자살위험군인 우울증 환자를 매일 찾아가 자살예방 상담을 하는 서비스도 새로 시작하기로 했다.
지역사회 위한 사회공헌
하이트진로는 지난달 열린 제16회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골프대회의 상금과 후원금을 모아 장애인과 노약자를 위한 이동차량 4대를 마련해 사회복지기관에 지원했다. 무한돌봄 설봉네트워크팀을 도운 이동차량지원 바우처 외에도 다양한 ‘꿈 바우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올해부터는 모든 프로그램이 사회공헌 홈페이지에 구축된 꿈 바우처 시스템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홈페이지에 접속해 필요한 서비스를 바로 신청하면 된다. 꿈 바우처 시스템은 집안 사정이 어려워 사회적으로 소외된 아동들을 지원하는 프로그램 중심으로 운영된다. 올해 2월엔 저소득 요식업 종사자의 대학생 자녀, 중국동포 유학생과 차림사(식당 근로자) 자녀를 대상으로 장학금 신청을 받아 200여명을 도왔다.
하이트진로는 장학금뿐 아니라 문화, 복지, 의료 분야에도 꿈 바우처 시스템을 확대해 수혜자 중심의 프로그램을 만들 계획이다. 교복(30만원 이하)과 신발ㆍ가방(10만원 이하) 등을 지원하는 피복 바우처, 학교 등록금이나 입학금(20만원 이하), 컴퓨터 등 교구재(100만원 이하)를 지원하는 교육 바우처, 가족여행(50만원 이하), 문화예술공연관람(20만원 이하) 등을 지원하는 여가 바우처 등이다. 수술 일정과 진단서, 전체소요비용 등 관련 자료를 제출하면 1인당 100만원까지 지원하는 의료 바우처도 있다.
지난 5월 어린이날에는 서울의 6개 지역아동센터 어린이 150여명과 놀이동산을 방문해 문화체험 행사도 가졌다. 어버이날에는 김인규 하이트진로 사장과 임직원, 자원봉사자 30여명이 서울 강동구 성가정노인종합사회복지관을 찾아 노인들에게 삼계탕과 떡을 대접하고, 생활용품도 지원했다.
협력사와 상생 본격화
하이트진로는 2012년 동반성장을 선포한 이후 협력사 임직원들의 복지 챙기기에도 힘쓰고 있다. 협력사와의 동반성장과 상생을 통해 지속가능 경영을 실현한다는 것이다. 주류 제조 설비의 유지ㆍ보수부터 부자재, 포장재 등을 생산하는 100여개 협력사 임직원들과 동반자적 관계를 만드는 데 노력하면서 업무효율성과 유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매년 10월에는 ‘협력회사와 함께하는 즐거운 나눔 바자회’를 개최한다. 작년에는 하이트진로와 40여개 협력사 임직원이 기증한 물품 3,500여점을 아름다운가게 안국점에서 판매했고, 여기서 얻은 수익 1,200여만원을 기부했다. 협력사 자녀 200여명에게 장학금을 주고, 상생협력의 일환으로 요식업종사자의 대학생 자녀를 ‘하이트진로 장학생’으로 뽑아 지원하고 있다. 이들에게는 등록금(국립대 180만원, 사립대 250만원)과 학업보조금을 지원하는데 성적 등 일정 기준을 충족하면 졸업할 때까지 계속 지원받을 수 있다.
협력사 임직원들에게는 온ㆍ오프라인 교육도 제공한다. 외국어, 경영, 재무 등 직무교육부터 중견 관리자급을 대상으로 하는 리더십 강화 교육,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한국어 교육도 진행 중이다.
하이트진로는 2013년 3월 사회공헌 홈페이지에 온라인 중소기업 상담센터를 열었다. 하이트진로의 관련 부서에 업무 고충을 상담하고 이를 적극 검토, 개선하기 위해서다. 협력사 아이디어 공모전도 개최한다. 업무와 관련해 하이트진로와 동반성장ㆍ상생발전할 수 있는 아이디어나 업무소통, 시스템 개선 방안, 비용 절감 등 아이디어를 제안한 협력사 임직원들에게 상패와 상금을 준다. 지난해 12월 첫 실시된 이 공모전에서는 대우패키니 오이용 사장을 비롯한 7명의 협력사 임직원이 상을 받았다. 제출된 아이디어들은 실제 업무에 적용하기 위해 검토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앞으로도 수혜자들이 필요한 부분을 좀 더 신속하게 파악해 즉각적이고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시스템을 갖출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권영은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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