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그렐라(개 우산), 도그시팅(개 돌보기)로봇, 도글라스(개 선글래스) 등 반려동물을 위한 이색 상품들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 반려동물에 쓰는 비용을 아끼지 않는 이들이 늘면서 반려동물 시장이 고급화하자, 의료, 보험, 정보기술(IT) 등 다양한 분야와 접목한 새로운 제품이 등장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21일 현대증권이 최근 발표한 ‘반려동물 시장 성장하고 있는 블루오션 시장’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는 전체의 약 16%에 이른다. 시장 규모도 2012년 9,000억원에서 올해는 1조8,000억원, 2020년에는 6조원으로 급격히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반려동물 시장은 해외에서 훨씬 크다. 미국은 2012년 기준 전체 가구 중 62%가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으며 관련 시장은 529억달러(약 63조2,000억원)으로 추산됐다. 일본도 전체 가구 가운데 27%가 개와 고양이를 키우고 있다. 반려동물 시장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선진국(미국 0.34%, 일본 0.3%)들의 경우 우리나라(0.07%)의 5배 수준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도 점차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생각하면서 관련 물품과 서비스가 더욱 고급화하고 있다. 2013년 기준 월 평균 반려동물을 위한 지출 비용은 13만5,632원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사료, 간식, 영양제 등의 고가화는 물론 비를 피하게 해주는 반려견 전용 우산, 자외선으로부터 눈을 차단해주는 선글래스 등 이색상품도 봇물처럼 나온다. 특히 제일 큰 사료 시장의 경우 다국적 기업인 마즈, 네슬레 등이 주도권을 쥔 가운데 CJ, 동원F&B, 사조산업, 이마트 등이 뛰어들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소비자들이 오래 전부터 수입 제품에 익숙해져 있고 이를 선호하는 경향이 크다.
이외에도 의료서비스의 발달로 오래 사는 반려동물들이 늘면서 의료비 부담에 따른 보험서비스를 비롯해 혼자 남겨진 반려동물을 달래기 위한 TV, 반려동물과 놀아줄 수 있는 로봇, 반려동물의 행동 파악과 안전 점검을 위한 CCTV서비스, GPS칩을 통해 반려동물의 운동량과 활동 영역을 확인할 수 있는 센서까지 개발되고 있다.
김영각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예전 우리나라는 밖에서 집을 지키기 위해 키우거나 애완동물이라고 부르며 반려동물을 장난감처럼 쓰다 버릴 수 있는 물건으로 취급했다면, 이제는 자식처럼 생각하며 애지중지 키우는 경우가 많이 생기고 있다”며 “반려동물 시장이 성장하는 블루오션 시장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수입업체 위주로 형성되어 있는 이 시장에 이제야 뛰어들고 있는 국내 업체들이 얼마나 시장을 확대하여 수익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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