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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펫·드론·호버보드… 렉서스의 '이유있는 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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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펫·드론·호버보드… 렉서스의 '이유있는 외도'

입력
2015.08.21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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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종목인 자동차 생산 뛰어넘어

이색적 첨단 소재로 제품 개발

"파격적 기술을 車 산업에 접목"

영화를 현실로 만든 '호버보드'와 기술에 감성을 결합한 퍼펫. 렉서스 제공
영화를 현실로 만든 '호버보드'와 기술에 감성을 결합한 퍼펫. 렉서스 제공

자동차는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기계의 범주에 속했지만 이제는 사정이 달라졌다. 전기전자와 ICT(정보통신기술)에 화학 철강 섬유까지 거의 전 산업 분야의 융합체로 자동차가 부상하며 구글이나 애플 같은 ICT 공룡 기업들도 자동차 산업에 깊숙이 발을 담그는 중이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글로벌 자동차 업체 간 경쟁 속에서 업계 선두인 토요타의 고급차 브랜드 렉서스는 최근 특이한 행보를 보이며 세계인의 이목을 끌고 있다. 주 종목인 차 대신 꼭두각시(퍼펫)와 소형 쿼드로터(날개가 4개인 드론), 공중에 뜨는 스케이트 보드(호버보드) 같은 이색적인 소재를 전면에 내세웠다.

호버보드.
호버보드.

지난 5일 렉서스가 동영상사이트 유튜브에 공개한 글로벌 브랜드 캠페인 영상 4탄 ‘슬라이드(Slide)’는 전 세계 네티즌의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다. 할리우드 영화 ‘백 투 더 퓨처’에 등장한 호버보드가 현실에서 처음으로 구현됐기 때문이다. 특히 사람이 올라 탄 호버보드가 물 위를 미끄러지듯 주행하는 장면에선 감탄이 쏟아졌다.

지난 6월부터 인터넷 홈페이지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선보인 티저 영상으로 뜨거운 화제가 됐던 ‘렉서스 호버보드 프로젝트’는 약 1년 6개월 간 세계적인 자기부상 전문가들과 협업한 결과물이다.

2개의 저온유지 장치 안의 초전도체가 액체 질소에 의해 영하 197도로 냉각돼 바닥에 깔린 레일 위에서 부상하는 게 호버보드 구동력의 핵심이다. 렉서스는 이를 위해 200m에 이르는 자기레일을 가져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호버파크’를 만들었다. 아직은 레일이 깔린 곳에서만 호버보드가 작동하지만 영화적 상상력과 현실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데는 성공했다.

렉서스는 앞서 공개한 1탄 ‘스텝스(STEPS)’를 위해 3D 프린팅 기술과 정교한 수작업으로 2개의 거대한 남녀 퍼펫을 만들었다. 감미로운 재즈를 배경으로 손가락 마디까지 섬세하게 움직일 수 있는 퍼펫들이 만나는 모습은 기술과 감성의 조합이란 호평을 이끌어냈다. 2탄인 ‘스웜(Swarm)’에서는 소형 쿼드로터들이 정확히 계산된 동선에 따라 영상 제목(벌떼)처럼 도심을 누비는 모습이 생동감 있게 표현됐다.

이 같은 렉서스의 파격적인 시도는 토요타 아키오 사장이 2013년 4월 렉서스 최초의 글로벌 캠페인 ‘움직임의 경이로움(Amazing in Motion)’을 주창한 뒤 시작됐다. “자동차란 영역에 한정되지 않고 기대를 뛰어 넘는 놀라움과 감동을 고객에게 제공하겠다”는 게 캠페인의 지향점이다.

그간 렉서스가 내놓은 작품들은 언뜻 자동차와는 연관이 없는 듯하지만 꼼꼼히 뜯어 보면 ‘교집합’이 명확히 드러난다. 호버보드에는 렉서스 차량의 상징인 ‘스핀들 그릴’ 디자인이 적용됐고, 차에 쓰이는 최첨단 소재는 물론 천과 대나무 등 내장재가 활용됐다.

퍼펫에도 차량 내장재인 대나무와 호두나무, 차량 외부 도장재가 쓰였다. 쿼드로터 역시 스핀들 그릴과 LED헤드라이트가 응용됐고, 배기관 등 자동차 디자인이 녹아 들었다. 영화로 치자면 모두 렉서스 차량의 ‘스핀 오프(파생상품)’ 쯤 되는 셈이다. 기술적 측면에서는 자동차에서 응용해 개발한 작품이 더 발전해 자동차로 회귀할 수 있는 가능성도 열려 있다. 때문에 렉서스의 이런 시도는 자동차 업체의 ‘이유 있는 외도’로 평가받고 있다.

토요타 관계자는 “어메이징 인 모션 시리즈는 현재도 진행 중이며 앞으로도 호버보드를 뛰어 넘는 더욱 경이로운 아이템이 나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훈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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