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가 20일(현지시간) 조기총선을 위해 사퇴했다.
급진좌파연합(시리자) 대표인 치프라스 총리는 지난 1월25일 총선 승리로 집권했지만, 3차 구제금융 협상을 거치며 시리자가 분열되자 결국 시리자 연립정부가 일괄 사퇴하기로 했다.
치프라스 총리는 이날 국영방송 ERT를 통해 생중계된 연설에서 "1월 25일 국민으로부터 받은 권한이 한계에 달했으며 이제 그리스 국민이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과 시리자 정부는 프로코피스 파블로풀로스 대통령에게 사표를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스 관영 ANA 통신은 치프라스 총리가 파블로풀로스 대통령에게 조기총선을 내달 20일로 결정해달라고 요청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시리자 정부가 물러남에 따라 오는 24일 선거를 위한 과도정부가 구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치프라스 총리는 유럽재정안정화기구(ESM)을 통한 3년간 860억 유로 규모의 3차 구제금융 협약을 마무리하고 첫 분할금을 받아 유럽중앙은행(ECB)에 부채를 상환하면 신임투표나 조기총선을 제안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연립정부 다수당 시리자의 대표인 치프라스 총리는 지난달 13일 유로존 정상회의에서 3차 구제금융 협상 개시에 합의하면서 채권단이 요구한 긴축정책 요구 등을 수용해 당내 강경파 의원들이 반발했기 때문이다.
그리스 의회가 지난 13일 실시한 3차 구제금융 합의안 관련 표결에서도 시리자 의원 149명 가운데 43명(반대 32명, 기권 11명)이 반란표를 던져 연정 붕괴를 예고했다.
연정 소수당인 독립그리스인당(ANEL) 의원은 13명으로 시리자에서 찬성한 의원 106명을 더하면 과반의석 확보는 물론 신임투표 통과 기준인 전체 의석(300석)의 40%에도 못 미친다.
아울러 제1야당인 신민주당(ND)은 구제금융 합의안에는 찬성했지만 시리자 정부는 지지하지 않겠다고 밝혀 조기총선이 불가피했다.
시리자 내 급진파인 좌파연대를 이끈 파나기오티스 라파자니스 전 에너지부 장관은 반란표를 던진 의원들과 탈당해 총선에 도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치프라스 총리는 지난 1월 25일 총선에서 승리해 취임했으나 7개월 만에 물러나게 됐다.
다만 지난달 여론조사에서 시리자의 지지율이 40%대로 2위인 신민주당보다 20%포인트 정도 앞서 시리자가 총선에서 승리해 치프라스 총리가 재집권할 가능성이 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마틴 셀마이르 대변인은 트위터를 통해 "그리스 조기총선은 치프라스 총리가 서명한 유럽재정안정화기구(ESM) 프로그램의 지지를 넓히는 방안이 될 것"이라며 환영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