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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주민들 "포 소리, 천지가 울릴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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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주민들 "포 소리, 천지가 울릴 정도"

입력
2015.08.20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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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착히 대피소 이동... 불안감 역력

"軍, 사실 확인 안 해줘" 불만 토로도

북한과 인접한 경기 연천군, 파주ㆍ김포시, 인천 강화도 주민들은 20일 오후 북한군 사격과 우리 군의 대응사격 소식에 놀란 가슴을 쓸어 내리며 황급히 대피소로 이동했다.

대피행렬은 이날 오후 5시를 전후해 지역별로 시작됐다. 지역별 대피주민 규모는 연천군 300여명, 해마루촌과 통일촌 등 민통선 마을이 있는 파주지역 800여명, 김포시 500여명, 인천 강화군 300여명 등이다.

대피는 차분히 진행됐지만 주민들의 불안한 기색까지는 감추지 못했다. 지난해 10월 민간단체가 날린 대북전단 풍선을 향해 북한이 쏜 고사총 총격으로 2발의 실탄이 마을에 떨어졌던 중면 횡산리 주민들은 이날 면사무소에 마련된 대피소로 이동했다. 한 주민은 “군의 상황해제 발표가 없으면 대피소에서 밤새 지내야 한다고 들었다”며 불안해 했다.

중면 면사무소 대피소로 피신한 주민 60여명은 대피 후 저녁식사 시간이 가까이 오자, 우선 지급된 빵과 우유로 허기를 달랬다. 김용섭 중면장은 “식수와 부식과 모포 등 지급품이 계속 지급되는 중”이라고 전했다.

포탄이 떨어진 지점으로 알려진 횡산리 태풍전망대 인근 대피소 주민 40여명은 불안감에 휩싸였다. 한 주민은 “군남댐 인근에서 낚시하던 중 사방천지가 울릴 정도로 큰 포 소리가 들렸다”며 “강도 높은 훈련이라고 생각했는데 뉴스를 보고 깜짝 놀랐다”고 전했다.

연천군 관계자는 “북한군이 태풍전망대 인근에 설치된 확성기를 노리고 사격을 했다는 말이 주민들 사이에 퍼지고 있지만 군은 확인해주지 않았다”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파주 민통선마을 주민들과 해마루촌 등 민통선마을 안에서 농경작업 중이던 외부 주민은 오후 7시를 전후해 대피를 시작했다. 파주 임진각 등 관광지는 관광객은 물론 상인들까지 철수, 썰렁한 분위기였다.

대피 명령이 내려진 강화도 접경지역 주민들은 불안감을 호소했으나 크게 동요하지 않고 침착하게 인근 학교나 대피소로 이동했다. 강화도와 함께 김포시 일부 지역에도 대피 명령이 내려져 주민 494명이 피신했다.

교동면 관계자는 “(오후 8시 30분) 현재 주민들은 계속 대피소에 머물고 있으며 언제까지 있을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며 “주민들이 크게 동요하고 있지는 않으나 대피소가 좁고 답답하다며 불편을 호소하는 주민들이 있다”고 말했다. 교동면의 한 주민은 “교동도에 오래 살았지만 실제 상황이 벌어져 대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연천=이태무기자 abcdefg@hankookilbo.com 인천=이환직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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