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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30달러대 진입도 눈앞… 글로벌 경제 '혼돈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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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30달러대 진입도 눈앞… 글로벌 경제 '혼돈 속으로'

입력
2015.08.2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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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원유 재고 예상 뛰어넘자

시장선 공급과잉 우려 확산

WTI 배럴당 40.80달러 마감

中 경기침체·달러화 강세에

수요 요인도 없어… "바닥 아니다"

美 셰일산업·원자재 시장 타격 등

"증시 하락세에 오히려 악재" 분석

최근 다시 급락세를 타고 있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30달러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원유 대부분을 수입하는 우리에게 저유가는 싫지 않은 뉴스지만 세계 경제의 반응은 복합적이다. 특히 최근 글로벌 증시 하락장세에서 유가하락은 주가를 끌어내리는 악재로까지 받아들여지고 있다. 유가하락을 무작정 반길 수만은 없는 이유다.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다우지수는 미국의 금리인상 시점이 당초 예상됐던 9월보다 미뤄질 것 같다는 호재성 뉴스에도 불구, 전날보다 0.93% 하락한 채 마감됐다. 다우지수를 끌어내린 건 해외발 악재. 중국 증시의 널뛰기 장세가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키운데다 때 마침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자 경기전망에 대한 우려까지 커졌기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중국 증시의 널뛰기 장세와 국제유가 급락 등 악재로 미국 증시가 하락한 19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트레이더들이 심각한 표정으로 모니터를 보고 있다. 뉴욕=AFP 연합뉴스
중국 증시의 널뛰기 장세와 국제유가 급락 등 악재로 미국 증시가 하락한 19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트레이더들이 심각한 표정으로 모니터를 보고 있다. 뉴욕=AFP 연합뉴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4.3%(1.82달러)나 급락한 배럴당 40.80달러에 마감됐다. 이는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3월 2일(40.46달러) 이후 6년여 만의 최저치다.

이날 유가 급락의 배경은 미국의 원유 재고가 예상보다 많다는 발표였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기준 미국의 원유 재고가 전주보다 262만 배럴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기존 시장 예상(60만~110만 배럴 증가)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으로, 11월까지 석유소비 비수기를 앞두고 공급 과잉 심화를 우려한 시장이 하락에 베팅한 것이다.

지난해 말 100달러 선에서 올해 40달러대까지 떨어진 원유가격은 당분간 더 떨어질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시장 점유율 유지를 위해 기존 산유량을 고수하고 있는데다, 핵협상을 마무리한 ‘원유매장량 3위’ 이란이 곧 수출 재개를 앞두고 있고 미국의 셰일가스 업체들도 오히려 공급을 늘리겠다고 맞서고 있다. 반면, 중국의 경기침체 우려,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달러화 강세 등은 모두 수요를 줄이는 요소다. 시장에선 배럴당 30달러대 전망을 넘어 “아직 유가가 바닥을 쳤다는 증거가 없다. 배럴당 15~20달러로도 갈 수 있다”(데이비드 코토크 미국 컴벌랜드 자문사 설립자)는 공언까지 나올 정도다.

그간 글로벌 경제에서 유가 하락은 대체로 반가운 뉴스였다. 한국을 비롯해 원유 생산보다 수입량이 많은 선진국들은 유가가 내린 만큼 경제의 각종 비용을 아낄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정반대의 해석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저유가를 ‘양날의 칼’로 바라보는 시각 때문이다. 당장 미국의 경우만 봐도, 유가하락은 금융위기 이후 설비투자의 상당부분이 집중된 셰일산업에 타격을 주는 악재다. 물론, 거대 소비시장의 소비여력을 살리는 긍정적 효과도 있지만 이는 산업계 타격보다 효과가 느리게 나타난다. 이은택 SK증권 연구원은 ”유가 하락이 단기적으론 미국 증시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저유가는 안 그래도 불안한 러시아, 베네수엘라 등 원자재 수출국 경제에도 치명적이다. 신흥국 전반에 경기불안이 퍼지고 전체 원자재 시장까지 타격을 입을 경우, 세계적인 디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면서 결국 글로벌 금융시장도 계속 흔들릴 수밖에 없다.

오정석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최근 글로벌 투자심리가 악화되면서 양면성을 가진 저유가 현상도 시장에서 일단 악재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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