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천지역서 고사포·직사화기로
軍, 155mm 자주포 수십발 맞대응
우리 피해 없어…남북 긴장 최고조
북한군이 20일 서부전선에서 2차례에 걸쳐 화력 도발을 감행해 우리 군이 수십 발의 대응포격으로 맞섰다. 북한은 이날 도발 직후 “48시간 이내에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지하라”는 전통문을 보내 도발의 이유를 분명히 했다. 하지만 우리 군사 당국은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해 최전방지역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 전하규 공보실장(대령)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북한군이 오후 3시 53분과 4시 12분에 2차례 걸쳐 경기 연천군 28사단 지역 일대에 화력 도발을 감행했다”면서 “도발 상응 지역에 155㎜ 자주포탄 수십여 발을 대응 경고사격했다"고 밝혔다. 북한군은 첫 화력도발 때 14.5㎜ 고사포 1발을 대북 방송용 확성기 1km 근방에 발사했고, 2차 도발 때는 76.2㎜ 직사화기 수 발을 발사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우리 군의 대응 사격에 북한은 추가 도발을 하지 않았다.
북한은 도발 직후 김양건 노동당 비서 명의로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을 요구하며 추가 도발을 위협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김 비서는 판문점 남북 연락관 접촉을 통해 이날 오후4시50분쯤 김관진 청와대 안보실장 앞으로 보낸 서한에서 “남한의 대북 확성기 방송은 선전포고”라면서 “현 사태를 수습하고 관계개선의 출로를 열기 위해 노력할 의사가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군도 별도의 전통문을 보내 “오늘 오후5시부터 48시간 내에 대북 심리전 방송을 중지하지 않으면 군사적 행동을 개시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북한군 도발 직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소집하고 우리 군의 완벽한 대비태세 유지를 지시했다. 이에 따라 국방부는 북한군 도발지역에 진돗개 하나를 발령했다. 앞서 정부는 북한의 도발로 우리 군이나 민간의 인적ㆍ물적 피해도 없는 사실을 확인했지만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북한군의 포격이 발생한 경기 연천·파주 지역 민통선 마을 주민과 강화도 주민들에게 대피 명령을 내렸다.
김광수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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