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 위상·군사력 등 과시할 듯
병력도 1만명 이상 동원
오는 9월3일 중국 베이징(北京)의 톈안먼(天安門) 광장에서 열릴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항일 열병식은 6년 전 후진타오(胡錦濤) 주석 당시 국경절 열병식보다 규모가 클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열병식의 가장 큰 특징은 국경절(10월1일)이 아닌 중국인민항일전쟁승리기념일(9월3일)에 열리는 첫 열병식이란 데 있다. 중국은 그 동안 국경절에 맞춰 열병식을 개최했다. 1949~59년과 84년과 99년, 2009년 등 모두 14차례에 걸쳐 열병식이 열렸다. 그러나 이번엔 ‘중국 항일 및 세계 반(反)파시스트 전쟁 승리 70주년 기념’에 초점을 맞춘 열병식이다. 이에 앞서 지난해 중국은 2차 대전 당시 일본이 항복 문서에 정식 서명한 것을 기준 삼아 9월3일을 법정 공휴일로 지정했다.
시 주석은 이번 열병식을 통해 중국의 달라진 위상과 군사력을 과시하고 ‘중화 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전세계에 선포할 것으로 보인다. 더 이상 서방과 일본 군국주의에 발에 짓밟히던 ‘잠자는 사자’가 아니란 걸 보여줄 이벤트가 필요했다는 게 외교가의 시각이다. 한 소식통은 “시 주석은 중국이 더 이상 일어서고 있는 나라가 아니라 이미 우뚝 선 나라란 걸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으로선 다음 국경절 열병식이 열릴 2019년까지 기다릴 수가 없었다.
이번 열병식엔 7대 군구(육군), 해군, 공군, 전략 핵 미사일 부대인 제2포병, 무장경찰 등 1만명치 넘는 병력이 동원돼 성대하게 치러질 것이란 게 중국매체들의 전망이다. 2009년 국경절 열병식엔 8,000여명이 동원됐다. 총서기가 된 뒤 2년 후 중앙군사위원회 주석 자리를 넘겨 받은 후진타오 전 주석과 달리 시 주석은 총서기 취임과 동시에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직을 차지했다. 그 동안 반부패 투쟁을 벌이며 정적들을 제거해 온 시 주석이 권력을 완전히 장악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자리도 될 것으로 보인다.
깜짝 놀랄 신무기가 선보일 지도 관심사다. 행사는 시 주석이 무개차를 타고 각 부대 앞을 지나가며 검열하는 열병식과, 각 부대가 검열대 앞을 통과하는 분열식 등으로 나뉘어 2시간 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중국은 20일 청와대가 박근혜 대통령의 전승절 행사 참석을 발표하자 크게 환영하며 박 대통령이 열병식에도 참석해 줄 것을 크게 기대했다. 저우융성(周永生) 중국외교학원 국제관계연구소 교수는 환구망에 “박 대통령이 방중 기간 중 열병식에 참석하지 않는다면 방중의 의미가 크게 퇴색되는 만큼 참석할 가능성이 크다”며 “열병식 참석을 미정으로 밝힌 것은 미일에 대한 고려 때문일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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