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을 운영하던 윤모(57ㆍ여)씨는 2009년 직원 63명의 임금과 퇴직금 등 총 1억9,300만원을 체불한 혐의(근로기준법 위반)로 검찰 조사를 받게 됐다. 검찰의 출석 요구에 묵묵부답이던 윤씨는 자취를 감췄고 지난해 7월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 재판에도 출석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궐석재판으로 진행해 윤씨에게 징역 8월을 선고했다.
형 집행을 위해 윤씨의 행적을 쫓던 서울남부지검 형미집행자 전담검거팀은 지난해 8월 윤씨가 경기 안성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는 단서를 입수해 이 식당을 급습했다. 당시 식당에 있던 두 명의 여성 중 한 명은 주민번호가 윤씨와 달랐고, 다른 한 명은 검거팀의 신분증 제시 요구에 “법원이 발부한 영장을 제시하라”며 거세게 저항했다. 윤씨의 사진과 대조해 보니 다른 사람이라고 판단한 검거팀은 일단 철수했다.
며칠 후 추가 수사를 위해 검거팀이 다시 식당을 찾았을 때 이미 식당은 폐업처리됐고 저항하던 여성은 사라졌다. 검찰은 이 여성이 윤씨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여기고 식당 관계자 및 주변 사람들의 진술과 폐쇄회로(CC)TV 화면 분석 등을 통해 뒤를 쫓았다. 1년여에 걸친 추적 끝에 검찰은 결국 이달 12일 금천구 시흥동에서 이 여성을 체포했다.
체포된 여성은 윤씨였다. 잠적한 지 6년3개월 만이었다. 조사결과 윤씨는 도피 중 눈 주변에 성형수술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수술로 인상이 크게 변해 검거팀이 안성의 식당에서 마주쳤을 때 다른 사람으로 여겨 앞에 두고도 놓친 것이었다. 검찰 관계자는 20일 “성형수술 후 인상이 많이 변해 검찰이 보유하고 있던 사진으로는 윤씨라고 알아보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안아람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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