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열린 베니스비엔날레 미술전 시상식에서 은사자상을 수상한 임흥순 감독이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우리는 즐기기 위해, 또는 영화에 대한 강한 끌림 때문에 영화관에 간다. 그러나 때때로 영화는 다른 효용을 줄 수 있다. 관객에게 다른 문화의 속살을 보여줬다면 문화 교류의 수단이 된다. 물론 교육의 도구나, 영감을 불어넣는 그 무엇이 되기도 한다.

나에게 있어서 한국영화는 즐거움 뿐만 아니라 한국 가족의 관습, 사회 이슈, 젊은 층의 문화 등을 가르쳐 준 도구였다. 물론 허구적인 영화에서도 배울 게 많지만, 다큐멘터리 장르는 특정 문화에 대해 더 배워보려는 사람들에게 특히 더 유용하다. 좋은 다큐멘터리는 아이디어와 세심한 고찰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비록 경제적으로 의미 있을 만큼은 아니겠지만, 현재 살고 있는 한국 사회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고 있는 외국인 관객들은 있다. 내 경험으로 미뤄볼 때, 이들은 한국 사람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한국영화에 접근한다. 때론 그들이 블록버스터 만큼 저예산 독립영화에도 흥미를 느끼기도 한다. 특히 독립영화가 한국사회에 대한 명확하고 심도있는 관점을 가지고 있다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외국인들을 위한 배려’라는 측면에서 자막을 넣은 한국영화를 찾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비록 그런 이벤트를 만드는 몇몇 자발적 조직과 사람들이 있다고는 하지만 좀 더 많았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잠시만이라도 상품이 아닌 교육으로서의 영화를 생각한다면, 한국 다큐멘터리에 자막만 조금 더 넣어보자. 외국인들이 한국문화에 더 많은 통찰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말하는 또 다른 이유는 최근 몇 년간 한국 다큐멘터리 영화의 창의적인 붐 때문이다. 올해 베니스비엔날레에서 은사자상 수상작으로 현재 개봉 중인 임흥순 감독의 ‘위로공단’이 하나의 예다. 다양한 주제를 다룬, 예술적으로 야심차고 깊이 있는 한국 다큐멘터리물이 계속해서 쏟아지고 있다. 한국 관객들에게 친숙한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는 480만명의 관객을 동원할 정도로 히트를 쳤다. 그러나 재미에도 불구하고 주목 받지 못한 영화들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지난 2~3년간 새로운 장을 연 한국 다큐멘터리 5편을 꼽아봤다. 한국 관객들에게 추천하는 거지만 한국사회에 대해 세세한 지식을 얻길 원하는 외국인들에게 특히 흥미로울 것이다.

① 마이 플레이스(2014)

최근 많은 다큐멘터리 제작자들이 자신의 가족에 대한 영화를 만들어 왔다. 그것을 통해 한국의 가족들이 어떻게 변해가는지, 그들이 헤쳐가야 할 동시대의 고민이 무엇인지를 보여줄 수 있었다. 이 영화에서는 박문칠 감독이 미혼모인 그의 여동생과 어머니, 아버지를 앵글에 담았다.

② 말하는 건축 시티: 홀 (2013)

서울시 신청사의 건축과 디자인 뒤에 숨은 과정과 사람들을 세세하게 들여다 본 영화. 신청사의 특별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한국사회에서 건축의 역할까지 생각하는 이 영화에서는 정재은 감독의 서울에 대한 애착을 강하게 느낄 수 있다.

③ 노라노(2013)

노라노 여사는 1950년대부터 활동해 온 한국의 1세대 패션 디자이너다. 김성희 감독은 그녀의 드라마틱한 삶과 이력, 여성패션을 변화시킨 그녀의 노력을 조명하고 현재의 생활도 들여다 본다. 86세라는 나이에도 정열적이고 매력적인 노라노 여사는 잊을 수 없는 인상을 남긴다.

④ 위로공단 (2015)

베니스영화제 수상작인 이 영화는 두 가지를 동시에 보여준다. 한국 여성노동자들의 역사와 그들이 수십 년간 직면해 온 서로 다른 문제들, 그리고 추상적이고 아름답게 그려진 예술작품이 그것이다. 미술과 영상 경력을 가진 임흥순 감독이 사회적 통찰력과 예술의 독특한 조합을 보여준다.

⑤ 목숨 (2014)

생의 마감을 앞둔 호스피스 병동 환자들에 대한 영화. 어떤 의미에서는 가족과의 이별을 준비하며 그들이 어떻게 죽음에 대처하느냐에 대한 보편적이고 뭉클한 영화다. 그러나 평범한 사람들의 삶 속에서 개인적이고 친밀한 순간을 보여줌으로써, 이창재 감독은 오늘날 한국사회의 근본이 무엇인지를 담아내고 있다.

영화 칼럼니스트 겸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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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Documentaries as a Window into Korean Culture

Most people go to the movie theater to be entertained, or because they have a passion for cinema that impels them to go. But sometimes, film can serve other purposes. A film can act as a means of cultural exchange, if it exposes its audience to the inside of a different culture. Films can also educate, or inspire.

For me, Korean films have been not only entertaining, but they have taught me about Korean family customs, social issues, Korean youth culture, and more. There is much to be learned from even fictional films, but documentaries are particularly useful to people who want to learn more about a particular culture. Good documentaries are filled with ideas and insightful observations.

Although their numbers may not be economically significant, there is an audience of expats in Korea who are curious to learn more about the society in which they now live. It’s been my experience that this audience approaches Korean films in a different way from the local audience. Often they are just as interested in low-budget independent films as in big-budget blockbusters, particularly if the independent films provide vivid, insightful perspectives on Korean society.

However it’s not common to find subtitled screenings of Korean films for the expat community. Although there are a few volunteer organizations and people who organize such events, I think it would be good if there were more. If we stop thinking about film as a commercial product for a moment, and think of it as an educational tool, there is potential to give non-Koreans more insight into Korean culture by arranging for more subtitled screenings of Korean documentaries.

Another reason to do this is that in recent years, there has been a creative boom in Korean documentaries. Im Heung-soon’s Factory Complex 위로공단, which won a Silver Lion at this year’s Venice Biennale, and which is currently screening in theaters, is only one example. Large numbers of artistically ambitious, insightful Korean documentaries have been made in recent years about a wide variety of topics. Local viewers will be most familiar with My Love Don’t Cross That River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which unexpectedly turned into a box office smash and sold 4.8 million tickets. But there are many other recent Korean documentaries that are just as interesting, but which have not received nearly as much attention.

The following is my personal list of five Korean documentaries from the past 2-3 years that show Korean society in an interesting new light. I can recommend them to the Korean audience, but I think that they may be particularly interesting for non-Koreans who want to gain a more detailed knowledge about Korean society.

My Place (2014) 마이 플레이스 ­ in recent years, many documentary filmmakers have decided to make films about their own families. By doing so, they have been able to show how Korean families are changing and what sort of pressures they deal with in contemporary times. In this film, director Park Moonchil turns the camera on his sister, who gives birth as a single woman, and his mother and father.

City: Hall (2013) 말하는 건축 시티: 홀 ­ a film that looks in detail into the processes and the people behind the design and construction of Seoul’s new City Hall. Director Jeong Jae-eun’s affection for the city of Seoul can be felt strongly in this film, which considers not only the specific story of this building, but also the role of architecture in contemporary Korean society.

Nora Noh (2013) 노라노 ­ Nora Noh was Korea’s first famous and successful fashion designer, who has been active from the 1950s to the present day. Director Kim Seong-hee looks back on her dramatic life, her career and her efforts to change women’s fashion, but also on her present life. Energetic and fit at 86 years old, Nora Noh leaves an unforgettable impression.

Factory Complex (2015) 위로공단 ­ This award-winning film is two things at once: a history of women workers in Korea and the different issues they have faced throughout the decades, and also an abstract and beautifully realized work of art. Director Im Heung-soon has a background in painting and video installations, and his documentaries contain a unique blend of social insight and art.

Hospice (2014) 목숨 ­ A film about patients in a hospice center who are nearing the end of their lives. In one sense, this is a universal and very moving film about how people cope with death and parting from family members. But by showing us such intimate and personal moments in ordinary people’s lives, director Lee Chang-jae also shows us something fundamental about Korean society in the present 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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