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악동 호주 닉 키르기오스 바브링카와 경기 중 여친 험담 사건
페더러·나달 등 선수들 "용서 안돼"
당사자 베키치도 "테니스에 악영향"
닉 키르기오스(20ㆍ호주)의 ‘막말’ 파동으로 테니스 코트가 몸살을 앓고 있다.
키르기오스는 지난 13일(한국시간) 남자프로테니스(ATP)투어 로저스컵 2회전에서 상대 스탄 바브링카(30ㆍ스위스)에게 모욕적인 발언을 해 ATP로부터 1만 달러(1,186만달러)의 벌금 처분을 받은 바 있다. 키르기오스는 경기 도중 바브링카를 향해 그의 여자친구 돈나 베키치(19ㆍ크로아티아)가 호주 테니스 선수 타나시 코키나키스(19)와 잠자리를 했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브링카는 즉시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키르기오스의 발언에 대해 항의했고 결국 ATP가 나서 키르기오스에게 벌금 처분을 내렸다. 논란이 커지자 키르기오스도 자신의 SNS를 통해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사과했다.
하지만 테니스 선수들이 한 목소리로 키르기오스를 비난하고 나서면서 스캔들은 더 커지고 있다. 로저 페더러(34ㆍ스위스)는 18일 미국 신시내티에서 열리고 있는 ATP 투어 웨스턴 앤 서던 오픈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키르기오스의 발언이 도를 넘어섰다는 것에 확실히 모두가 동의한다고 생각한다. 협회가 그를 처벌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발언했다. 페더러는 바브링카와 같은 스위스 출신으로 지난해 사상 첫 남자테니스 국가대항전 데이비스컵 우승을 합작하기도 했다. 페더러는 “많은 선수들이 테니스에 좋은 이미지를 더하기 위해 노력한다”며 “우리는 테니스가 훌륭한 스포츠이기 때문에 어린이들이 이 스포츠를 시작하기를 원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라파엘 나달(29ㆍ스페인) 역시 키르기오스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나도 16세에 테니스를 시작했지만 어린 것이 핑계가 될 수는 없다”면서 “우리가 코트에서 무언가를 말할 때 우리는 카메라와 관중들 앞에 있다. 특히 어린이들 앞에 서있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스캔들의 당사자인 베키치는 20일 캐나다 신문 프로빈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키르기오스의 막말 파동 이후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베키치는 “테니스에만 전념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그는 “아직 키르기오스와 별도로 이야기한 것은 없다”며 “이런 일이 벌어져 실망스럽고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베키치 또 “이런 일은 테니스라는 종목에 대한 이미지를 나쁘게 만들 뿐”이라며 “다른 선수들도 이번 일을 통해 느끼는 바가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현주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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