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강이(3세·수컷)입니다. 2012년 딱 이맘때 경기 여주에 있는 쓰레기로 꽉 찬 집에서 구조되었어요. 정말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쓰레기 양은 엄청났지요.
처음에는 주인 아주머니와 강아지 4마리가 단란하게 살고 있었는데요, 중성화 수술을 제때 해주지 않아서 우리들 숫자가 30마리 이상으로 불어나게 됐습니다. 아주머니가 우리를 감당하지 못하자 우리는 쓰레기더미 속에 방치되었고, 이웃주민들과의 불화도 커져만 갔습니다.
저는 형제 네 마리 중 한 마리로 태어났습니다. 하지만 두 마리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 하늘의 별이 되었어요. 구조된 후 또다른 한 마리는 가족을 찾았지만 저는 카라의 동물보호센터에서 살아 왔습니다.
저는 친구들 사이에서 서열이 높은 편입니다. 눈치도 빠르고 똑똑해서 저보다 서열이 높은 친구에겐 바로 배를 보이며 눕지만 서열이 낮은 친구 앞에선 바로 강해지지요. 질투심도 좀 센 편이라 다른 반려견이 있는 가정보다는 저만 예뻐해 줄 수 있는 집으로 가고 싶어요.
간식을 먹을 때도 조르기보다는 제 자리에서 기다릴 줄 알고요, 배변도 잘 가립니다. 산책을 하면서 냄새를 맡고 바람을 즐기는 것을 무척 좋아해요. 하지만 큰 소리가 나거나 모르는 사람이 저를 갑자기 만지려고 하면 깜짝 놀라고 물 수도 있어요.
낯선 사람이 아닌 사람들에게는 무한 애정과 애교를 발사하는 게 제 강점입니다. 풍성한 검정색 털도 매력 포인트이지요. 특히 사람을 반길 때 제 꼬리는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힘차게 움직입니다.
하지만 털 빠짐이 조금 있을 수 있고, 눈물이 많이 나는 편이라 눈물을 자주 닦아주실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가족이 되시면 제 애교의 정점인 하반신 웨이브 춤을 매일 보여드릴게요.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한국일보 홈페이지에서 '강이' 움짤(움직이는 영상)을 확인하 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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