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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드라마, 수익 안 되는데 왜 계속 만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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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드라마, 수익 안 되는데 왜 계속 만드나

입력
2015.08.2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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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드라마 '우리 옆집에 엑소가 산다'의 한 장면. 네이버TV캐스트 영상 캡처.
웹드라마 '우리 옆집에 엑소가 산다'의 한 장면. 네이버TV캐스트 영상 캡처.

"웹드라마 방영 만으로는 어림도 없습니다."

웹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들이 하나같이 입을 모아하는 얘기다. 대형 연예기획사까지 손을 댈 정도로 주목받는 사업이지만, 수익 면에서는 재미를 못 보고 있다는 것이다. 포털사이트에서 광고 요율에 따라 금액을 받는 수익구조로는 리쿱(recoup·제작비를 모두 회수한다는 업계 용어)에 성공하기 힘들다. 빈약한 수익구조에도 제작사들이 웹드라마를 놓지 않는 이유는 뭘까. 그들이 어떻게 돈을 버는지 들여다 봤다.

1. 포털사이트 플랫폼을 통한 1차 수익

1차 수입은 네이버TV캐스트 등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창출된다. 보통 본편이 무료로 방송되면 미리보기 서비스를 통해 다음 화를 300~400원에 유료로 대여해준다. 여기에 무료 방송분에 딸려 나오는 동영상 광고 수익이 제작사에 배분된다. 오는 23일 첫 방송되는 웹드라마 '고결한 그대' 제작사 가딘미디어의 강성욱 대표는 "플랫폼과 제작사 간 수익 배분 방식은 비교적 합리적인 요율에 근거하고 있다"며 "이 외에도 동영상이 상영되는 페이지에 노출되는 '특화 광고'를 통해 수익을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케이블TV, IPTV 등 유료 플랫폼에 콘텐츠를 제공해 수익을 얻기도 한다. 그러나 현재 시청자의 소비 수준으로는 많게는 10억원에 달하는 제작비를 감당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2. K팝·K푸드에 이은 'K웹드라마' 시대?

TV드라마의 경우 방송사가 저작권을 독점하는 관행 때문에 제작사가 부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적었다. 그에 비해 웹드라마는 태생부터 제작사들이 중심이 됐기 때문에 여러 사업을 확장하는 것이 가능하다.

현재 제작사가 가장 주목하고 있는 건 해외 수출이다. 이미 '후유증', '출출한 여자',

'우리 옆집에 엑소가 산다' 등 여러 작품이 해외 수출에 성공했다. '닥터 이안', '스완', '두근두근 스파이크' '고품격 짝사랑' 등 중국 시장을 노린 한중 합작도 쏟아지고 있다.

2014년 1월 방송된 '후유증'은 업계 최초로 판타지 스릴러 장르를 시도해 시선을 끌었다. 여기에 아이돌 스타 김동준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해외 수출의 기회까지 잡았다. '후유증'은 방송 한달 만에 네이버TV캐스트에서 조회수 300만건을 돌파했다. 당시로는 가장 높은 조회수였다. 이후 제작사는 일본, 중국뿐만 아니라 국내 최초로 미국에까지 콘텐츠를 수출했다. 특히 중국 동영상 사이트 'PPTV'에서는 오픈한 지 두 달 만에 조회수 6,000만건을 돌파하는 성과를 올렸다.

'후유증' 제작사 오아시스컴퍼니의 김상준 프로듀서는 "앞으로 웹드라마가 한류 콘텐츠로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 본다. 한류스타가 나오는 작품의 판권이 잘 팔리는 추세"라며 "시장이 커지면 작품의 퀄리티가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웹드라마 '아는 사람' 제작사 컨버전스 필름의 최정열 대표는 "해외 시장에서 웹드라마에 대한 인지는 하고 있지만 단가가 높지는 않다. 하지만 성장 추세를 보면 1~2년 후에는 지금보다 높은 금액으로 수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외에도 제작사들은 모바일 커머스를 통해 웹드라마 소품을 판매하거나, 브랜드 협찬, OST 음원 발매 등으로 부가 수익을 올리고 있다. 최 대표는 "포털사이트 플랫폼 만으로는 큰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 현재는 협찬 수익이 큰 부분을 차지한다. 여러 브랜드의 제작 지원을 받아서 제작비를 충당하는 구조"라고 귀띔했다.

3. "가능성, 길게 보자"…유통채널 다각화에 주목

당장은 높은 수익을 기대하기 힘들지만, 업계 종사자들은 새로운 유통 채널을 확보하는 데에 의미를 두기도 한다. 스낵컬쳐의 소비문화에 맞춰 모바일 콘텐츠 제작의 힘을 기르고 관련 유통 플랫폼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다. 소규모 제작사뿐만 아니라 대형 연예기획사나 제작사에서 웹드라마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다.

지난 6월 방송된 '우리 헤어졌어요'는 YG케이플러스와 CJ E&M, 스토리플랜트가 공동 제작한 작품이다. 이연주 CJ E&M 디지털스튜디오사업 팀장은 웹드라마에 진출한 목적으로 유통 플랫폼의 다각화를 들었다. 그는 "CJ E&M은 TV와 디지털 플랫폼을 둘 다 확보하고 있다. 앞으로 TV와 디지털 콘텐츠를 오고 가는 다양한 시도들이 이뤄질 것"이라며 "디지털 플랫폼이 안정화되면 부가 수익이나 해외 수출은 자연스럽게 늘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상파 3사와 종편도 웹과 TV를 융합하는 콘텐츠 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KBS는 지난해 지상파 3사 최초로 웹드라마 시장에 발을 들였다. TV드라마 '간서치열전'이 첫 방송되기 전 웹드라마 '간서치열전'을 7부작으로 제작해 공개했다. 10분 분량의 웹드라마는 예고편 역할을 하면서 본방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jtbc의 ‘사랑한다 은동아’도 네이버TV캐스트를 통해 프리퀄 형식의 웹드라마를 먼저 선보여 주목을 끈 사례다.

올해부터는 MBC와 SBS도 각각 자회사를 통해 웹드라마를 자체 제작하기 시작했다. 온라인으로 방영된 콘텐츠는 MBC에브리원, SBS플러스 등 케이블 채널을 통해 브라운관에 진출하기도 했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박은별 인턴기자(건국대 경영학과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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