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 SK는 지난 겨울 유례 없는 거액을 쏟아부었다. 내부 FA(프리에이전트) '빅3'를 잡는 데 총 164억원을 투자했다. 프랜차이즈 스타 최정은 86억원, 외야수 김강민은 56억원, 조동화는 22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내부 FA를 자주 놓쳤던 앞선 사례와 달리 집안 단속을 성공적으로 한 SK로서는 다가오는 시즌에 기대감이 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SK는 'FA 효과'를 크게 못보고 있다. 특히 부상과의 악연이 야속하기만 하다. 김강민은 시범경기에서 무릎을 다쳐 5월 말에 돌아왔고, 최정은 시즌 내내 각종 부상에 시달리다 컨디션이 한창 올라오던 지난 11일 오른 발목 인대 부분 손상으로 한 달 이상 결장이 불가피해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알토란 같은 역할을 하던 주장 조동화마저 10일 급성 복통으로 빠졌다. 그나마 조동화는 빠른 회복세를 보여 19일 2군 경기에 출전하며 컨디션 조절을 마쳤다.
올해 SK의 부진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FA 계약을 마친 이들이 제 몫을 못한 영향도 크다. 최정은 19일 현재 팀이 105경기를 소화한 가운데 68경기 출전에 그쳤다. 시범경기부터 허리와 손목이 안 좋았던 그는 개막 이후에도 팔꿈치, 어깨 통증을 호소했다. 몸이 완전치 않다 보니 스트레스가 컸고 이는 극심한 슬럼프로 이어졌다.
그러나 2군에서 한 달 가깝게 재정비 시간을 가진 후 6월23일부터 다시 컨디션을 끌어올려 '역시 최정'이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 8월에는 10경기에서 타율 0.469, 1홈런 6타점으로 쾌조의 타격감을 뽐냈다. 최정의 부활과 함께 팀도 반등의 계기를 삼는 듯했지만 또 다시 불의의 부상으로 낙마했다. 당시 1루 주자로 있다 견제시 귀루하는 과정에서 베이스를 잘못 밟아 발목이 꺾였는데 부주의가 결국 화를 불렀다. 보통 1루 견제가 들어오면 귀루는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으로 하는 것을 권고하고 있다.
김강민은 중견수 수비는 독보적이지만 타격과 주루가 아쉽다. 지난 2년간 3할 타율과 두 자릿수 도루를 기록하며 타선에 활력을 불어넣었지만 올 시즌에는 타율 0.256에 4개의 도루를 기록 중이다. 시범경기 때 당한 종아리 부상 여파로 2014년 32도루를 했던 '발야구'가 안 되고 있다.
또한 조동화는 팀내 입지가 아쉽다. 주장으로서는 코칭스태프와 선수의 가교 역할을 훌륭히 하고 있으나 확실한 주전 자리를 꿰차지 못하고 있다. 리더가 경기를 뛰고 안 뛰고의 차이는 크다. 대부분 팀들의 주장은 자기 자리를 확실히 지키고 있다. 그래야 목소리를 낼 때 확실히 낼 수 있고 구심점이 되는 힘도 생긴다. 그러나 현재 조동화의 실질적인 위치는 '제4의 외야수'다.
사진=SK 최정-김강민-조동화(왼쪽부터).
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