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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檢, 포스코 '4대 천왕' 전횡 파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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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檢, 포스코 '4대 천왕' 전횡 파헤친다

입력
2015.08.20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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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양 등에 업은 배성로ㆍ박재천 등 임원들 인사 청탁까지 받으며 위세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 체제에서 '4대 천왕'으로 불렸던 배성로·박재천씨 등 임원들이 인사 청탁을 받는 등 전횡을 휘두른 정황이 포착돼 검찰이 수사에 나섰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 체제에서 '4대 천왕'으로 불렸던 배성로·박재천씨 등 임원들이 인사 청탁을 받는 등 전횡을 휘두른 정황이 포착돼 검찰이 수사에 나섰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배성로(60) 전 동양종합건설 회장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가운데, 정준양(67) 전 회장 체제 포스코에서 그의 위상이 다시 관심을 끌고 있다. 검찰은 배 전 회장이 포스코에서 해외사업 수주 등 각종 특혜를 제공받은 것은 물론, 포스코 임원들한테 인사 청탁까지 받는 등 ‘갑’(甲)의 위치에서 영향력을 행사한 정황을 다수 포착한 상태다.

19일 사정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정 전 회장 재임 시절(2009년 2월~2014년 3월) 이른바 ‘4대 천왕’으로 불리는 외부인사들이 포스코 인사나 사업을 좌지우지했다. 포스코의 거래업체인 코스틸의 박재천(59ㆍ구속기소 후 보석석방) 회장과 D그룹 회장 P씨, 정 전 회장의 처남인 이모씨, 그리고 배 전 회장이 바로 그들이다. 이들 4명은 주변에 자신과 정 전 회장의 친분을 수시로 과시하고, 포스코 임원들은 명절 때마다 이들한테 인사를 가거나 승진을 부탁하는 등 웃지 못할 풍경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이 중에서 가장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던 인물은 역시 배 전 회장이었다. 대구경북(TK) 지역의 유력 기업인인 그는 정ㆍ관계에도 폭넓은 인맥을 갖추고 있어 정 전 회장이 2009년 초 포스코 수장에 오를 당시 상당한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정 전 회장은 그 전까지 포스코의 국내 공사만 하청 받았던 동양종건에 일종의 ‘보은’ 차원에서 인도와 인도네시아, 브라질 등 해외 사업을 몰아 줬고, 배 전 회장은 포스코 임원들한테도 상당한 위세를 부린 것으로 전해졌다. 사정당국 관계자는 “배 전 회장은 포스코 전무급 이상들만 상대했다. 상무급들은 그를 만나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다른 3명의 ‘위력’도 상당했다. 박재천 회장은 정 전 회장의 인척인 유모씨를 코스틸 고문으로 채용, 연 5,000만원씩의 고문료를 챙겨주면서 정 전 회장과 긴밀한 관계를 맺게 됐고 포스코에서 철선 제품의 원료인 슬래브를 독점 공급받았다. D그룹 회장 P씨도 “D사에 일감을 줘라”는 정 전 회장 지시에 따라 2012년 포스코와 합작사업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회장과 가장 가까운 친인척으로 알려진 이씨는 정 전 회장의 광양제철소장 시절, 자신이 운영하는 전자업체 제품을 포스코에 특혜 납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포스코 비리를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조상준)도 구속기소된 포스코 전ㆍ현직 임원들한테서 이들 4명의 ‘전횡’에 대한 진술을 확보했다. 검찰은 이 가운데 박재천 회장을 지난 6월 초 135억원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했고, 배성로 전 회장에 대해선 전날 300억원대 횡령ㆍ배임ㆍ사기 등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4인방 중 2명에 대해선 이미 수사를 진행한 셈이다. 검찰은 다른 2명에 대해서도 수사 필요성을 검토 중이지만, 수사 장기화에 대한 비판 여론도 있어 당장 조사를 진행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다만 검찰은 정 전 회장을 불러 조사할 때, ‘4대 천왕’ 관련 의혹도 반드시 따져 묻겠다는 방침이다. 정 전 회장 주변에서 ‘입김’을 행사한 이들의 실체를 밝혀내야 포스코 방만 경영을 초래한 근본적인 원인을 규명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배 전 회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21일 오전 10시30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김정우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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