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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지엔 녹조, 바다엔 적조…전국 곳곳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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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지엔 녹조, 바다엔 적조…전국 곳곳 ‘비상’

입력
2015.08.19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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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육지엔 녹조, 바다엔 적조…전국 곳곳 ‘비상’

수도권 2,500만 주민의 식수원인 팔당호에 올 들어 처음 조류주의보가 발령됐다. 경남 남해안에서 시작된 유해 적조는 해류를 타고 경북 동해안으로 확산하는 등 전국이 조류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한강유역환경청(한강청)은 19일 “최근 2주간 분석한 팔당호 조류에서 엽록소의 일종인‘클로로필-a’와 유해 남조류 세포수가 일정 기준치를 초과했다”며 조류주의보를 발령했다. 최근 5년 사이 4번째 조류주의보로 수돗물 안전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조류주의보는 2주 연속 클로로필-a가 ㎥당 15mg 이상이고, 유해 남조류 세포수가 ㎖당 500 이상일 때 내려진다. 식물이 자라는데 필요한 클로로필-a가 늘어나면 조류도 증가하는데, 그 중에는 악취와 독성을 띈 유해 남조류도 포함돼 있다. 한강청이 팔당댐 앞, 삼봉리 일대 등 3곳을 조사한 결과 지난 2주간 클로로필-a는 16~77mg/㎥을, 유해조류는 917~2만7,860/㎖의 분포를 보였다. 가뭄에 따른 팔당댐 방류량 감소와 수온 상승, 일조량 증가 탓이 컸다.

서울을 포함, 수도권 지역 수돗물 공급의 50%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팔당호에 조류가 확산하자 한강청과 K-water, 한강물환경연구소 등은 팔당호 주변 18개 취ㆍ정수장에 활성탄을 투입하는 등 정수 처리를 강화했다. 취수 원수에 대한 수질검사도 주 1회에서 2회로 늘리기로 했다.

서울시는 20일 신곡수중보 수문을 개방해 녹조에 미치는 영향을 실험할 예정이다.

당국은 식수원에 조류가 번지고 있지만, 일단 수돗물 안전에는 이상이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유해 남조류는 ‘마이크로시스틴’이라는 간암 유발 물질을 포함하고 있어 마냥 안심할 수는 없다. 지난해 8월 미국 오대호에서 녹조가 발생해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되자 오하이오주는 식수공급을 중단하는 일이 있었고, 마이크로시스틴을 섭취한 동물이 죽은 해외 사례도 보고된 바 있다. 박창근 가톨릭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정화 조치를 강화해도 마이크로시스틴이 식수에 남아 공급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며 “강 생태계를 복원시켜 녹조를 사전에 막는 것이 근본 대책”이라고 말했다.

내륙에서 팔당호 등 식수원에 조류가 급속도로 번식하는 사이 해안에선 적조 현상으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강원도환동해본부에 따르면 전남 여수∼경남 거제 해역에 적조경보, 거제∼포항 해역에 적조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강원 삼척과 울진 경계 지점까지 적조생물 출현주의보가 발령됐다. 적조가 삼척까지 북상하면 2013년 8월 이후 2년 만이다.

적조경보지역 어민들은 양식어류 집단 폐사 등으로 시름이 깊어가고 있다. 현재까지 거제시 남부면 저구리 해역 가두리약식장에서 참돔 1,500여 마리, 동부면 가배리 해역 참돔 1만5,000여 마리 등 모두 4만8,000여 마리가 집단 폐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남해군 미조면 사도 해역의 한 어장에서도 참돔 18만5,000여 마리 가운데 6만여 마리가 죽었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남도와 남해군이 합동피해조사반을 보냈다.

강원도환동해본부는 적조 확산에 대비해 황토 2,205톤을 확보했다. 또 어업지도선을 삼척 등지에 배치, 적조 예찰을 강화하고 신속한 적조경보를 파악해 어패류 보관 현장에 즉각 전파하기로 했다.

김기중기자 k2j@hankookilbo.com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장재진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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