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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B하나銀 9월 1일 출범… 융합이 난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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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B하나銀 9월 1일 출범… 융합이 난제다

입력
2015.08.19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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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하나·외환 합병 본인가

총자산 290조, 국내 1위로 올라서

2025년 세계 40위권 도약 기대

인프라 정비와 화학적 결합이 관건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을 통합한 KEB하나은행이 다음달 1일 드디어 문을 연다. 하나금융이 론스타로부터 외환은행을 사들이는 계약을 체결한 지 근 5년 만이다.

금융위원회는 19일 열린 정례회의에서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합병에 대해 본인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법인상 존속회사는 외환은행이며 합병 비율은 외환은행 2.5주당 하나은행 1주다.

수익성 악화로 고전하던 두 은행은 이번 통합으로, KB국민은행 우리은행 신한은행을 제치고 총자산 규모 1위의 메가뱅크로 탈바꿈하게 됐다. KEB하나은행의 등장으로 리딩뱅크 자리를 둘러싼 대형은행들의 경쟁도 심화될 전망이다.

규모의 경제, 시너지 효과 노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입장에서 통합으로 가장 기대하는 효과는 규모의 경제에 의한 이익이다. 두 은행이 통합하면 2015년 3월말 기준 총자산 규모가 290조원으로, KB국민은행(282조1,000억원)을 제치고 국내에서 몸집이 가장 큰 은행이 된다. 지난해 기준 연결당기순이익은 1조2억3,000억원으로 현재 1위인 신한은행(1조4,600억원)을 바짝 뒤쫓는다. 그 동안 다른 은행들과의 선두권 경쟁에서 밀려나 있던 두 은행들이 통합으로 역전할 수 있는 체력을 기르게 된 셈이다.

덩치만 커지는 게 아니다. 전문가들은 색깔이 다른 두 은행의 통합으로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라고 평가한다. 서정호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하나는 프라이빗뱅킹(PB) 등 소매금융에 외환은 기업금융과 외환금융에 강점을 가지고 있어 내실만 다진다면 얼마든지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조건”이라고 말했다.

특히 하나은행이 외환은행의 독보적인 해외네트워크를 발판으로 글로벌 은행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하나금융은 글로벌 사업 비중을 약 40%까지 늘려 2025년까지 글로벌 40위권, 아시아 5위권 은행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외화예수금 부족으로 중장기차입과 금융채를 발행해 온 하나은행의 경우 외환은행의 외화예수금을 활용할 수 있게 된 것도 득이다. 하나금융그룹은 두 은행의 외화부문 통합으로 인한 비용 절감만 607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통합은행의 시너지 효과로 인한 비용 절감이나 수익 증대 가치가 연간 3,100억원에 달할 것으로 계산하고 있다.

통합은행의 과제는

KEB하나은행 출범의 형식적인 절차가 본인가 승인으로 사실상 마무리 되면서 이제 통합은행의 남은 과제는 한 지붕 아래 두 가족을 물리적, 화학적으로 얼마나 잘 결합시키느냐에 달려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자연스레 다음 관심은 어깨가 무거운 통합은행 1호의 수장이 누가 될 지다. 김정태 하나금융회장과 사외이사 3명으로 구성된 임원추천위원회는 24일 첫 모임을 갖고 2, 3명의 후보를 압축한 뒤 면접을 통해 단독후보를 결정한다. 현재 김한조 외환은행장, 김병호 하나은행장, 함영주 하나은행 부행장 등 3파전으로 귀결되는 모양새다. 각각 유기적 화합(김한조 행장), 안정적 실적(하나은행), 영업력 강화(함영주 부행장) 등의 강점을 내세우고 있어 섣불리 단정하기 어렵다. 통합은행의 등기임원으로 등록된 김정태 회장이 행장을 맡는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하나금융측 인사는 “김 회장이 전혀 뜻이 없다”고 일축했다. 임기 2년의 통합은행장은 이달 말 결정된다.

기본적인 인프라 정비도 시급하다. 통합에 따라 임원 인사와 공통 부서간 인력 재배치도 이뤄져 다음달 내 하나ㆍ외환의 서울 본점 조정이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서로 다른 전산시스템도 통합도 해야 한다. 통상 은행 간 전산망 통합에 1년 정도가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빨라도 내년 중순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은행이 통합하면 전산통합이나 대출 규정이 갑작스레 바뀌는 등 소비자 입장에서 불편한 점이 많다”며 “통합은행의 역량을 소비자 불편을 최소화하는 쪽에 써야 한다”고 당부했다.

무엇보다 두 은행의 기업문화 융합이 최대 난제다. 윤석헌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는 “통합으로 인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화학적 결합이 중요하다”며 “과거 주택은행과 국민은행의 통합 당시 있었던 불화 같은 부작용을 답습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하나은행은 과거 하나 서울 보람 충청 등 여러 은행과 합병을 거쳐왔던 만큼 화학적 결합에 무리가 없을 것”이라며 “앞으로 원활한 통합작업으로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고 금융산업 발전에 이바지 하는 일류은행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송옥진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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