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지역 수돗물 공급의 절반을 차지하는 팔당호에 올해 처음으로 조류주의보가 발령됐다. 최근 5년 사이 4번째 조류주의보로 수돗물 안전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한강유역환경청(한강청)은 19일 “최근 2주간 분석한 팔당호 조류에서 엽록소의 일종인‘클로로필-a’와 유해 남조류 세포수가 일정 기준치를 초과했다”며 이날자로 조류주의보를 발령했다. 조류주의보는 2주 연속 클로로필-a가 ㎥당 15mg 이상이고, 유해 남조류 세포수가 ㎖당 500 이상일 때 내려진다. 식물이 자라는데 필요한 클로로필-a가 늘어나면 조류도 증가하는데, 그 중에는 악취와 독성을 띈 유해 남조류도 포함돼 있다. 한강청이 팔당댐 앞, 삼봉리 일대 등 3곳을 조사한 결과 지난 2주간 클로로필-a는 16~77mg/㎥을, 유해조류는 917~27,860/㎖의 분포를 보였다.
이번 조류주의보 발생 원인은 평년에 비해 비가 적게 오면서 팔당호 상류지역에 질소나 인과 같은 영양 염류가 유입됐기 때문. 최근 무더위로 수온이 올라가 조류가 성장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된 점도 원인이다. 팔당호는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지역 수돗물 공급의 50% 가량을 차지하고 있어 한강청과 K-water, 한강물환경연구소 등은 팔당호에 활성탄을 투입하는 등 조치에 나섰다. 당국은 일단 수돗물 안전에는 이상이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상수도 사업본부 관계자는 “조류의 다량 발생에 대비해 4개 취수장에 조류차단막을 재정비 운영하고 있다”며 “수질검사를 강화하고 있는 만큼, 걱정 없이 수돗물을 마셔도 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분간 큰 비소식이 없는 상황에서 지금의 조류주의보가 상황에 따라 등급이 한 단계 높은 조류경보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다. 조류경보가 발령되면 수상스키 수영 낚시 등 수상활동이 전면 금지된다. 박철영 한강청 수생태관리과 팀장은 “기상 여건에 따라 조류주의보 발령이 길어질 수 있다”며 “녹조는 독성을 띄고 있으니 팔당호에서 수상레저 활동을 자제하고, 인근 지류에서 나오는 수산물 섭취도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염형철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은 “강의 수질을 되돌리는 대안 없이 녹조 현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며 “도심이나 농경지에서 흘러 들어오는 오염원에 대한 대책도 강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장재진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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