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초임 7000만원 수준 높고 수임 위해 영업할 필요도 없어
로펌 출신들 경력 코스로 인기
새누리당 김태원 의원 아들의 정부법무공단(이하 공단) 특채 논란이 불거지면서 부적절한 인사청탁이 오갈 만큼 변호사들이 공단을 선호하는 이유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9일 공단에 따르면 공단 변호사 채용 경쟁률은 최소 100대 1에서 200대 1를 기록 중이다. 김 의원의 아들이 지원할 당시 경쟁률은 107대 1 이었다.
이처럼 변호사들이 몰리는 이유는 급여가 적지 않은데다, 일반 로펌 변호사에 비해 사건수임 영업에 내몰릴 부담이 거의 없는 게 우선 꼽힌다. 공단 변호사의 평균 초임은 6,000만~7,000만원 수준으로 알려지고 있다. 과거 변호사에 대해 정부기관이 5,6급, 대기업이 과장급으로 채용했지만 최근 변호사 시장의 포화로 7급 및 대리 직급으로까지 낮춰진 상황이고 보면 적은 액수가 아니다. 여기에 수임 영업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법률시장은 2008년 로스쿨 도입 이후 변호사 숫자가 2만 명을 돌파하면서 경쟁이 격화된 상태다. 상당수 로펌 소속 변호사들마저 사건 수임을 위해 의뢰인에게 식사는 물론 골프 접대까지 하는 현실이다. 그러나 공단 변호사는 정부기관 법률고문 역할부터 소송까지 맡고 있어 직접 사건 수임을 위해 뛸 필요가 없다. 변호사 업계에서 공단이 정부 소송을 사실상 독점해 ‘불공정 경쟁’ 상태를 조장하고 있다며 공공연히 불만을 제기할 정도다.
상당수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이 공단에 몰리는 이유는 또 있다. 한 법조계 인사는 “사건 수임 부담에서 벗어난다는 것은 경력에 문제가 될 소지가 없다는 의미”라며 “경력 법관제 도입 이후 최고의 ‘경력 관리 코스’로 꼽혀 법관 지원자들의 경우 대형 로펌보다도 공단을 선호한다”고 전했다. 대형 로펌에서 받은 고액 수임료나 국민 정서에 반하는 고위 인사 및 기업에 대한 변호 경력이 법관 임용 때 불리하게 작용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김 의원의 아들 역시 재판연구원(로클럭)을 마치고 공단을 거쳐 경력법관에 임용됐다.
정부는 기업이나 개인이 국가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 행정소송이 늘어나자 호주의 AGS를 본 떠 2008년 ‘국가 로펌’ 개념의 공단을 설립했다.
조원일기자 callme11@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