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동은 진땀, '허당' 이승기는 팀 리더 역할"
4박5일 중국 촬영, '1박2일' 원년 멤버 호흡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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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산시성 시안. 천하장사 강호동은 ‘얼음’이 됐다. 자신만만한 모습으로 카메라 앞에 큰 목소리를 내 왔던 그는 미션을 받을 때마다 언어의 장벽 등으로 진땀을 뺐다. 반대로 2012년 막 내린 KBS2 ‘해피선데이-1박2일’ 시즌1에서 막내였던 이승기는 돌발 상황이 발생할 때마다 이수근 은지원 등 다른 멤버들을 이끌었다. ‘허당’ 이승기가 대들보가 된 것이다.
나영석 CJ E&M PD가 19일 들려준 온라인 예능 프로그램 ‘신서유기’ 촬영 뒷얘기다. 이 프로그램은 강호동 이수근 은지원 이승기와 나 PD, 이우정 작가 등 왕년의 ‘1박2일’ 멤버들이 다시 뭉친 작품이다. 최근 4박5일 일정으로 중국 촬영을 다녀 온 나 PD는 “강호동과 이승기 등이 서로 오랜만에 촬영으로 만났는데 ‘1박2일’ 때처럼 호흡이 좋아 놀랐다”며 “낯선 해외로 나가니 그간 보지 못했던 출연자들의 인간적인 모습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신서유기’는 삼장법사와 손오공 사오정 저팔계의 여정을 그린 소설 ‘서유기’를 모티프로 삼았다. 죄를 지은 요괴들이 모여 득도의 길을 떠나는 원작의 내용이, ‘1박2일’ 이후 도박 탈세의혹 등 사건·사고로 주춤한 멤버들의 상황과 묘하게 닮았다. 2013년 도박으로 물의를 빚고 최근 방송활동을 재개한 이수근이 죄를 지은 손오공처럼 머리에 띠를 두르고 촬영에 임했다. 주 촬영지를 시안으로 택한 것도 ‘서유기’의 영향이다. 나 PD는 “삼장법사가 불경을 연구한 곳이 시안이라 프로그램 콘셉트와도 맞고 옛 당나라 수도로 유적도 많아 시안을 촬영지로 택했다”고 설명했다.
‘신서유기’는 나 PD에 새로운 시험대다. 온라인 프로그램 제작 자체가 처음이다. 2012년 KBS를 떠난 뒤 CJ E&M에서 ‘꽃보다…’ 시리즈와 ‘삼시세끼’ 등 긴 호흡의 예능으로 잔잔한 웃음을 줬던 그가 호흡이 빠른 온라인 콘텐츠에 어떻게 재미를 줄 것인지가 숙제다. 나 PD는 “몇 회·몇 분 등 시간의 흐름을 중시하는 TV 편집방식에서 벗어나려 한다”며 “웃음 넘치는 리얼 버라이어티를 좋아했던 분들이라면 누구나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신서유기’는 9월 초 네이버TV캐스트에서 공개된다. 유통 시기와 채널이 확정되진 않았지만 중국에서도 비슷한 시기에 온라인에 선보여진다.
양승준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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