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식품의약국(FDA)이 세계 최초의 ‘여성용 비아그라’인 ‘애디’(Addyi)의 판매를 승인했다고 AP 등이 18일 보도했다.
제약회사 스프라우트가 개발한 이 여성 성기능 촉진제는 효과에 비해 메스꺼움과 현기증, 저혈압, 졸도 및 졸음 등 부작용이 크다는 이유로 FDA로부터 2010년과 2013년 두 차례나 승인 거절을 당하다 이번에 세번째 승인 신청이 받아들여졌다.
부작용에 대한 우려때문에 FDA는 애디를 승인하면서 엄격한 안전 제한 조건을 달았다. 의사와 약사는 애디를 처방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온라인 인증테스트 거쳐 약의 부작용을 숙지했음을 증명해야 하고, 애디의 복약설명서에는 알코올과 함께 사용하면 혈압이 위험한 수준까지 떨어진다는 박스경고문이 들어간다.
재니트 우드콕 FDA 약물센터실장은 “애디가 알코올과 심각한 상호작용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를 처방하는 치료는 인증된 전문가를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밝혔다.
애디는 생식기 혈류를 증가시키는 방식인 비아그라와 달리 플리반세린 성분이 기분과 식욕을 조절하는 뇌의 신경전달물질에 영향을 미친다. 비아그라는 복용 효과가 바로 나타나지만 애디는 몇 주 혹은 몇 달간 매일 복용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동안 애디 제조사는 다양한 여성ㆍ건강단체들과 ‘이븐 더 스코어’라는 연대단체를 결성해 애디의 승인 운동을 벌이는 등 적극적인 대중 캠페인을 벌여왔다. 또한 스프라우트사가 추가 안전테스트 및 약물 영향을 측정한 후 지난 6월 FDA의 자문 패널은 애디의 승인을 추천했다. FDA는 최종적으로 애디가 플라시보 효과를 넘어선 ‘통계적으로 유의미한’성기능 증진이 이뤄졌다고 결론 내렸다.
부작용 논란에도 불구하고 애디의 판매 승인은 성욕감퇴장애(HSDD)로 고통 받던 여성들의 큰 지지를 받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미국여성 10명 중 1명이 이에 해당한다며 첫 아이를 출산한 이후 성욕이 사라져 남편과 의무적으로 섹스하는 힘든 결혼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는 캐서린 켐벨의 이야기를 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애디의 지지자들은 FDA가 여성에게 더 많은 선택과 통제권을 줌으로써 FDA가 마침내 ‘젠더 편견’을 끝내는 결정을 내렸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박소영기자 sosyo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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