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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국민감정 바닥이라도 정상회담 열리면 달라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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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국민감정 바닥이라도 정상회담 열리면 달라질 것"

입력
2015.08.19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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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흥수 주일대사 간담회… "아베 담화, 日 나름 노력한 흔적"

유흥수 주일 한국대사가 19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지난주 발표한 ‘전후 70년 담화’에 대해 “나무 하나하나를 보면 꼬집을 데가 있지만 숲을 보면 나름대로 일본정부로서도 노력한 흔적이 있다”고 긍정 평가했다. 이어 “양국 국민감정이 바닥상태라도 정상회담을 하면 금방 바뀐다”며 한일정상회담의 연내 성사 필요성을 강조했다.

유 대사는 이날 부임 1주년을 앞두고 도쿄 주일한국대사관에서 가진 특파원간담회에서 아베 담화와 관련 “군 위안부란 직접 표현은 없었지만, 총리담화에선 처음으로 전시하 여성의 존엄성 훼손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했다”며 “또 다가서는 일본이 되야 한다고 해 문제해결에 대한 의지도 보여줬다”고 말했다. 특히 “역사인식에는 의심의 여지가 있지만 나름대로 전향적인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했다”며 “우리 정부도 이를 긍정 평가하는 반응을 내면서 양국관계 발전의 계기가 돼 다행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 대사는 다만 “식민지 지배, 침략, 사죄와 반성 등 키워드가 들어갔지만 누가 누구에게 사죄하는지, 누가 침략했는지 표현을 애매하게 했다”며 “말의 기교를 너무 부렸다. 진정성을 의심케 한 것은 아쉽다”고 덧붙였다.

유 대사는 한일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 직접적 답변은 함구한 채 필요성을 강조했다. 최악으로 불리는 양국 국민감정에 대해 “국민의 감정이란 것은 굉장히 감성적이다. 언론에 두 사람이 웃고 악수하는 장면이 보도되면 확 달라진다”고 말했다.

우리 국민의 대일감정에 대해 유 대사는 “일단 일본을 비난하면 손해는 안 본다고 할 정도로 반일 감정이 강하다”면서도 “일본에 오는 한국관광객이 작년 19%, 올해 40% 늘었다, 일본을 그렇게 싫어하면 오겠느냐”고 반문했다. 또 “일본 국민들도 세계여행 가고 싶은 나라 1위가 한국”이라며 “양국관계가 좋아지면 한국 가는 일본관광객이 훨씬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 대사는 한일관계 전반을 설명하면서 “앞으로도 몇 백 년, 몇 천년 가야 하는 나라다. 위안부 해결했다고 문제가 없어지는 것도 아니다”면서 “가깝게 있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지만 그럴 때마다 싸울 수 없는 것 아니냐, 우리 국민들도 그걸 극복하려는 정신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유 대사는 간담회 중 세살 때 일본에 와 초등학교 5학년까지 유년기를 교토(京都)에서 보낸 개인사를 언급했다. 6학년 귀국했을 땐 발음이 이상해 ‘쪽발이’란 별명을 얻었다고 했다. 일본기자들이 유 대사에게 “가장 오래된 친구가 초등학교 때 일본인이란 것은 숙명적 운명”으로 평했다고 소개했다. 유 대사는 또 주먹다짐을 했던 초등학교때 일본인 친구를 대사부임 후 65년 만에 만났는데 은퇴한 공산당 당원이었다는 일화도 들려줬다. 유 대사는 작년 8월 23일 도쿄에 부임했다.

도쿄=박석원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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