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팀이 정말 강하다는 증거죠."
삼성 박해민(25)이 또 한 번 긴장의 끈을 조였다. 다시 시작된 주전 경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굳은 의지를 불태우는 중이다.
삼성은 '주전 서바이벌'에 들어갔다. 부상으로 빠졌던 박한이와 이승엽 등이 1군에 복귀하면서 선발 자리가 부족하게 됐다. 외야와 1루 자리를 놓고 박한이와 채태인, 구자욱, 박해민 등이 매일 생존 경쟁을 벌여야 한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이제부터 전날 못 치면 다음 날 선발에서 빠져야 한다. 4명 중에 3명이 잘 치면 1명이 빠져야 하지 않겠나"라며 '엄포'를 놓기도 했다.
선발에서 빠진 1명은 대타로 대기한다. 강한 타선에도 마땅한 대타 요원이 없어 고민이던 팀으로서는 강력한 선발 라인업에 막강한 대타 카드까지 쥐게 된 셈이다. 팀에는 '행복한' 고민이지만 경쟁에 들어선 선수들에게는 하루도 안심할 수 없는 '극한' 상황이다. 하지만 이를 이겨내야 살아남는다.
박해민도 이런 현실을 잘 알고 있다. 박해민은 "생각을 안 하려고는 하는데 경쟁에 관한 기사도 많이 나오고 하니 신경이 쓰이긴 한다"면서도 "팀이 워낙 강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것 같다"고 담담히 말했다.
공수주를 두루 갖췄다는 점에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그의 수비는 리그에서 손꼽힐 정도로 안정적이다. 타율 0.298를 기록하고 있고 도루는 41개로 리그 1위에 올라있다. 최근에는 톱타자 구자욱의 뒤를 받쳐 2번으로 나서면서 강한 테이블 세터진을 완성하기도 했다. 류중일 감독은 "테이블 세터가 잘해주고 있다. 당분간 2번으로는 계속 박해민을 기용할 생각이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박해민에게는 힘이 되는 한 마디다. 경쟁보다 지금까지 해온 야구에 더욱 초점을 맞추려는 이유다. 박해민은 "부담을 가지면 더 안 좋을 수 있기 때문에 하던 대로 열심히 하자는 생각이다"며 "하던 것처럼 하면 괜찮지 않을까"라고 경쟁에 돌입한 각오를 전했다.
물론 그에게도 1순위는 팀이다. 그는 "내가 뒤에 나가서 팀에 더 좋다면 그렇게 하는 게 맞지 않겠나. 나에게 주어진 역할을 잘 해내는 게 내가 할 일이다"고 말했다.
사진=삼성 박해민.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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