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불찰 되돌아보는 시간 갖겠다"
19대 국회 5번째 현역의원 구속
수억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박기춘(59) 의원이 18일 구속됐다. 박 의원은 19대 국회의원 중 조현룡(새누리당) 김재윤(새정치민주연합) 박상은(새누리당) 의원과 이석기(전 통합진보당) 전 의원에 이어 5번째로 구속된 현역 의원이 됐다.
서울중앙지법 김도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주요 범죄혐의의 내용과 범행 후 정황 등에 비춰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지난 7일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부장 배종혁)는 아파트 분양대행업체 I사 대표 김모(44ㆍ구속기소)로부터 2011년부터 올해 2월까지 3억5,8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박 의원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 의원은 측근인 전 경기도의원 정모(51ㆍ구속기소)씨에게 김씨에게서 받은 금품 중 현금 2억원과 고가의 가방 2개 및 시계 7개를 돌려주도록 지시해 증거를 인멸한 혐의도 받고 있다. 법원은 지난 13일 국회에서 박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 요구안이 가결되자 영장실질심사 일정을 확정, 구인장을 발부했다.
박 의원은 이날 오전 열린 영장실질심사에서 금품의 대가성과 증거인멸 지시 혐의를 적극 부인했다. 그는 “금품을 받은 것은 인정하지만 대가성이 없고, 시계를 돌려준 것도 김씨가 먼저 요구해서 준 것”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속영장 발부 뒤 19일 0시25분쯤 검찰청사를 나온 박 의원은 서울구치소로 향하는 호송차에 오르며 “저의 불찰을 조용히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증거은닉 교사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있는 것은 있는 대로 없는 것은 없는 대로 성실하게 재판을 받겠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박 의원 측 변호인은 취재진에게 “(박 의원과 김 대표는) 형제보다 가까운 사이이며, 대가로 돈을 주는 사이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현역 야당 중진 의원이 자기 죄를 인정하고 들어온 건 전례가 없고 본인이 정치를 그만두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최근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했다.
김관진기자 spirit@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