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박한 삼성전자와 이통 3사, 내일 출시 앞두고 판촉 분위기 조성
출고가 낮추고 보조금 투입 '압박' 프리미엄 시장 이끌 전략 점검 나서
하루 앞으로 다가온 삼성전자 갤럭시노트5와 갤럭시S6엣지 플러스 출시와 관련해 두 제품이 거둘 성적표에 전자ㆍ통신업계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의 손익 뿐 아니라 고가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전략이 어디로 향할지 점검해 볼 수 있는 중요한 기회라는 판단 때문이다.
18일 이동통신업체들은 새 제품 출시에 따른 판촉 분위기 조성에 힘쓰고 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사들은 대리점에 체험공간을 마련하고 새 스마트폰 구매고객을 위한 각종 경품 행사를 준비 중이다. 전작인 갤럭시S6가 기대에 못미쳤다는 평가를 받은 삼성전자도 절박하다. 언팩(공개)행사를 한달 앞당기고 노트5와 S6엣지 플러스 모두 대화면 스마트폰으로 비슷하게 만드는 등의 강수를 뒀다.
그럼에도 언팩 행사 이후 시장 반응은 냉랭하다. 각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실적 악화를 예상했다. 두 제품의 판매량 예측치는 보고서에 따라 800만대부터 1,200만대까지 다양하지만 공통적으로 두 가지를 지적했다. ‘아주 새로운 기술이 적용되진 않았지만 제품 자체의 완성도는 한껏 끌어올렸다’는 점과 ‘그럼에도 프리미엄 시장이 예전 같지 않다’는 점이다.
중저가폰이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데다, 화질 등 여러 기능이 계속 발전하고 극대화되면서 이제는 프리미엄 스마트폰만의 차별화 지점이 뚜렷하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사진, 동영상 등 최고급 기능에서 이제 기종간 변별력이 점차 사라져가고 있지만, 요즘 나오는 중저가폰은 오히려 기능이 대폭 개선됐다”며 “최근 50만원대 이하 스마트폰이 70만원대 이상 스마트폰보다 더 많이 팔린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삼성전자도 이번에 내놓는 두 제품의 출고가를 내렸다. 32GB 제품 기준으로 노트5는 89만9,000원, S6엣지 플러스는 94만4,000원에 책정했다. 노트 시리즈 가운데 90만원 이하 가격은 처음이다. 엣지6+ 역시 S6엣지의 출고가인 97만9,000원보다 3만5,000원 내렸다. 지난달 S6엣지 플러스 출고가가 87만8,900원으로 인하됐다는 점을 감안해도 두 제품의 가격차는 불과 6만5,100원 정도다.
이통사들은 이를 상당한 압박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제조사가 출고가를 조정한 만큼 이통사들도 제품 판매 초기에 그만큼의 보조금을 투입하길 바란다는 뜻이란 해석이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시장 무게 중심이 완전히 중저가 스마트폰으로 이동할 경우 제조사 뿐 아니라 이통사들의 수익성 또한 악화될 수 밖에 없다는 점은 이해할 수 있다”면서도 “프리미엄만의 차별성을 유지하면서도 동시에 영업을 확장할 수 있는 적정선을 설정하는 문제가 고민스럽다”고 말했다.
가장 큰 우려는 스마트폰 시장 자체가 제조업 시장처럼 변하는 것이다. 스마트폰이 혁신 제품이 아니라 가전제품처럼 인식될 경우 지금과 같은 고수익 구조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 당장의 판매량보다는 성능이나 디자인, 생태계 등의 측면에서 프리미엄 스마트폰은 뭔가 다르다는 점을 소비자에게 어떻게 각인시켜야 할 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태성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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