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한 1명이 소형 폭탄 던져
수중에서 폭발 인병피해는 없어
전날 사고로 中관광객 등 11명 포함
최소 20명 사망 126명 부상
테러 안전지역으로 꼽히던 태국 방콕 도심에서 이틀 연속 폭탄 공격이 벌어져 사상자가 속출하며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사망자 가운데는 외국인 관광객도 다수 포함된 것으로 전해져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8일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 방콕 ‘에라완 사원’ 인근에서 발생한 폭탄 공격으로 최소 20명이 숨지고 126명이 다쳤다. 전날 폭발현장이 수습되기도 전인 18일 오후에는 괴한 1명이 방콕 시내 짜오프라야 강변 운하에 소형 폭탄을 던지기도 했다. 폭탄이 수중에서 터지는 바람에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잇따른 폭탄 공격에 공포감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전날 폭발로 인한 사망자 가운데는 중국인 3명과 홍콩인 2명 말레이시아인 4명 싱가포르인 1명 인도네시아인 1명 등 외국인 관광객이 최소 11명 포함돼 있다. 태국 주재 한국대사관은 한국인 사상자는 없는 것으로 보고 있으나, 방콕은 한국인이 많이 찾는 관광지인 만큼 현지 병원과 경찰을 상대로 확인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솜욧 뿜빤모엉 태국 경찰청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에라완 사원 폭탄 공격 범인이 인근 의자에 TNT 3㎏의 사제 폭발물을 설치했으며 이 폭발물의 파괴력은 반경 100m에까지 미쳤다”고 밝혔다. 그는 “사망자가 30명까지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공격의 배후로 군부반대 세력을 포함해 어떤 단체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사상 최악의 폭탄 공격으로 꼽히는 이번 사건의 배후를 밝혀내기 위해 프라윳 찬-오차 총리는 ‘워룸’(전쟁상황실) 회의를 소집했다.
사건 현장이 세계적 관광명소였던 데다 범행 시간도 사원이 가장 붐비는 오후 7시여서 피해가 더욱 컸다. 폭발 당시 랏차프라송 교차로에 있던 현지인은 “마치 지진이 일어난 것처럼 땅이 흔들렸다”며 “오른쪽 발목이 큰 바위에 맞은 느낌이었고 곧장 바닥에 쓰러졌다”고 말했다. 사건 발생 직후 현장을 찾은 미 뉴욕타임스 기자는 “시신이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었다”며 “사상자와 현장에 출동한 경찰들이 뒤엉켜 그야말로 아수라장”이라고 전했다.
당국은 범인이 고의적으로 외국인을 비롯한 관광객을 노린 것으로 보고 있다. 쁘라윗 옹수완 태국 국방장관은 “이 공격은 태국의 이미지에 손상을 가해 관광 산업 등 경제에 타격을 가하려는 자들의 소행”이라며 “고의적으로 외국인 관광객들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으로 관광 대국인 태국 경제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라보뱅크그룹 리서치센터의 마이클 에버리 연구원은 “1997년 태국 외환위기 악몽이 되살아나는 상황”이라면서 “폭탄 테러로 투자심리 회복 희망이 사라져버렸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한때 일본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태국 바트화 가치는 0.5% 떨어져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우려가 높아지자 태국 당국은 방콕 시내 주요 지점과 관광지 등에 경비를 강화하고 방콕시내 438개 학교에 임시 휴교령을 내렸다. 프라윳 총리는 치안 당국의 권한을 대폭 강화하는 국내보안법을 발효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신지후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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