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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치병 아이들의 영웅 '14년 선행 배트맨'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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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치병 아이들의 영웅 '14년 선행 배트맨' 사망

입력
2015.08.18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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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니 로빈슨(오른쪽)씨가 지난해 8월 15일 배트맨 복장을 하고 웨스트버지니아주 찰스턴의 병원에 입원한 매티 딜런(가운데)을 병문안 하고 있다. 찰스턴=AP 연합뉴스
레니 로빈슨(오른쪽)씨가 지난해 8월 15일 배트맨 복장을 하고 웨스트버지니아주 찰스턴의 병원에 입원한 매티 딜런(가운데)을 병문안 하고 있다. 찰스턴=AP 연합뉴스

14년간 영화주인공 ‘배트맨’ 복장으로 신분을 숨긴 채 불치병을 앓고 있는 아이들에게 선물을 주고 용기를 심어주는 선행을 해 왔던 미국인 사업가가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워싱턴포스트는 17일 ‘29번 도로의 배트맨’으로 불렸던 레니 로빈슨(51)씨가 전날 밤 메릴랜드주 헤이거스타운의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로 인해 현장에서 숨졌다고 보도했다. 그는 자신의 분신과 같은 배트모빌이 갑자기 멈춰 서자, 문제를 살펴보러 차량 앞쪽으로 향한 순간 뒤쪽에서 따라오던 다른 승용차가 추돌하는 바람에 변을 당했다.

청소회사 등을 경영해 번 돈으로 남몰래 선행을 해오던 로빈슨씨는 2012년 29번 도로에서 교통법규 위반으로 적발되는 바람에 그의 행적이 알려졌고, 이후 로빈슨씨는 ‘29번 도로의 배트맨’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사고 당시 배트맨 의상을 입고 있진 않았지만, 사망하기 불과 몇 분 전에 들른 주유소에서 자신을 알아본 아이들에게 배트맨 장난감을 나눠줬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가 지상에서 마지막으로 수행한 배트맨 임무였던 셈이다.

신지후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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