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넥센이 충격패를 당했다. 18일 kt와의 경기에서 5-15로 완패했다. 1회에만 9실점하는 등 3회까지 무려 15점을 허용했다. 실책도 2개 나왔다. 염경엽 넥센 감독이 평소 강조하는 "방심하면 위기가 온다"는 경고를 새삼 떠올리게 하는 경기였다.
넥센은 최근 몇 년 사이 계속된 성장으로 강팀 반열에 올랐다. 2011년 리그 최하위에 머무는 등 하위권을 전전했지만 2013년 정규시즌을 4위로 마치며 창단 후 첫 포스트시즌에 진출했고,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고 준우승을 차지했다.
선수들의 성장도 눈부셨다. 넥센은 이제 '신 화수분 야구'의 중심으로 꼽힌다. 지난해 조상우가 묵직한 직구를 앞세워 리그 최고의 불펜 투수로 떠올랐고, 올해는 김하성이 공수에서 맹활약하며 차세대 거포 유격수로 눈도장을 찍었다.
'새 얼굴'뿐만 아니다. 기존 선수들도 계속 업그레이드돼 가고 있다. 이는 염경엽 넥센 감독이 가장 강조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염 감독은 "새로운 선수를 키우는 것보다 중요한 건 기존 선수들이 계속해서 자신의 가치를 올리는 것이다. 그 선수들이 잘해줘야 팀도 상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염경엽 감독이 바람대로 넥센 선수들은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박병호는 리그 최초 4년 연속 홈런왕에 도전하고 있고, 올해로 데뷔 12년 차가 된 유한준은 데뷔 후 최고 성적을 내며 타격왕 경쟁을 하고 있다.
하지만 염 감독의 채찍질은 멈추지 않는다. 오히려 선수들에게 '위험' 신호를 자주 보낸다. 염 감독은 "최근 3년간 계속 잘 해오고 있다. 이제 마음을 놓고, 자만을 할 수 있는 시기다"며 "선수들에게도 이야기했다. 방심하는 순간 평범한 선수가 된다. 지금이 가장 위기에 빠질 수 있기 때문에 긴장을 더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계속해서 최고의 시즌을 만들어 나가면서도 '만족'하지 않아야 한다는 뜻이다. 지금보다 더 높은 곳에 올라가기 위해서다. 염경엽 감독은 "우리 팀의 '톱'에서 만족하면 안 된다. 더 발전하려고 욕심내야 한다. 선수들 모두 리그의 톱이 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넥센은 올 시즌 주전 야수의 줄부상과 토종 선발진의 부진 속에서도 3년 연속 '가을야구'를 향해 나아가는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번번이 고비를 넘기지 못하며 좀처럼 선두권으로 치고 나가지 못하고 있다. 18일 kt전 참패와 염경엽 감독의 '위기론'을 넥센 선수단이 좀더 마음에 새겨야 하는 이유다.
사진=염경엽 넥센 감독.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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