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홈런왕 박병호(29·넥센)는 올해도 정상을 지키고 있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약점을 찾기가 힘들 만큼 더 무서워졌다는 점이다.
박병호는 지난 17일 목동 롯데전에서 시즌 43호 홈런을 터트리며 개인 통산 200호를 작성했다. 올해도 홈런 1위를 달리고 있는 그는 107경기에서 43번의 아치를 그려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최종 57개를 때려낼 수 있다. 리그 최초의 4년 연속 홈런왕과 2년 연속 50홈런을 기대하게 만드는 페이스다. 특히나 올 시즌 꾸준한 그의 모습은 무엇보다 믿음이 간다. 지난해까지 시즌 중반에 들어 홈런포가 침묵했던 모습도 이제는 없다. 슬럼프까지 지워낸 '무결점' 타자가 됐다.
그는 지난 시즌 5월 한 달에만 14개의 아치를 그리는 등 빠르게 홈런수를 쌓아 올렸다. 2003년 이승엽이 세운 한 시즌 최다 홈런(56개)을 넘길 만한 속도였다. 하지만 주변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하고 7월 한 달에는 4홈런에 그치는 등 극심한 슬럼프를 겪었다. 2013시즌에도 7월에는 8개의 대포를 쏘아 올렸다가 8월에는 3홈런에 그치는 등 침묵의 시간이 길었다.
올해는 다르다. 시즌 초반 4월까지 25경기에서 6홈런에 그쳤을 때도 부담을 갖기 보다는 "작년이 너무 빨랐던 것일 뿐 지금 페이스가 나쁘지 않다"며 스스로를 다잡았다. 이후 5월과 6월에 각각 9개, 7월 10개, 8월 9개를 때려내는 등 시즌 내내 절정의 타격감을 이어가고 있다.
홈런뿐만 아니다. 145안타로 부문 1위에 올라 있는 그는 7월까지 매월 30개 이상의 안타를 꼬박꼬박 생산해냈다. 8월에는 14경기에서 18안타를 뽑아냈다. 그가 올 시즌 연속 경기 무안타로 침묵했던 건 최대 2경기 뿐이다. 3경기 연속 무안타도 없다. 박병호는 "예전에는 볼을 더 보려고 했었는데 올해는 타석에서 더 적극적으로 임하려고 한다. 더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지난해까지 좌투수와 우투수에게는 각각 타율 0.320, 0.310으로 선전하면서도 언더핸드 투수에게는 타율 0.256으로 고전했던 약점도 지워냈다. 그는 올 시즌 좌투수와 우투수를 상대로 각각 0.387, 0.332로 여전히 강세를 이어가면서 언더핸드에게는 타율 0.385로 더욱 센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미 최고의 기량을 보여주고 있는 선수가 기술적인 변화 등으로 갑자기 더 좋아지기는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슬럼프 줄이기'가 더 중요하다. 침묵의 시간을 줄이고, 좋은 감을 유지해나가면 더 좋은 성적을 써내려 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박병호는 또 다시 자신의 한 시즌 최고 기록을 모두 갈아치울 준비를 하고 있다. 그는 이미 자신의 한 시즌 최다 안타(종전 2013년, 143개) 기록을 넘어섰다. 지난해 세운 최다 52홈런까지는 단 9개만 남았다.
사진=넥센 박병호.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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