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 든든한 지원군은 속속 돌아오는데 팀 성적은 올라갈 줄 모른다.
시즌 전 삼성의 대항마로 손꼽혔던 SK가 선두 다툼 대신 힘겨운 5강 싸움을 하고 있다. 올 시즌 후반기를 승부처로 내다보고 전반기 동안 힘을 비축한 데다 박정배-박희수라는 핵심 불펜 요원이 극적으로 돌아왔음에도 반등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순위도 5위는커녕 7위까지 내려앉았다.
'가을 DNA'가 있다는 SK는 17일 현재 후반기 성적이 8승13패에 그치고 있다. 10개 팀 중 9위에 해당하는 승률(0.381)이다. 7월30일 박정배가 1군에 올라온 이후에는 6승9패. 지난 17일 박희수가 복귀한 날에도 맥없이 두산에 졌다. 부상병들의 귀환과 함께 분위기를 타는 것이 가장 좋은 시나리오지만 뜻대로 되질 않는다. 두 차례 코칭스태프 보직 변경이라는 충격 요법도 효과는 미미하다.
SK의 가장 큰 문제는 극심한 투타 엇박자다. 전반기 동안 탄탄한 마운드에 비해 무기력한 방망이가 문제였지만 후반기에 양상이 바뀌었다. 후반기 팀 타율은 0.296으로 넥센(0.334), 두산(0.302)에 이어 세 번째로 높다. 반면 팀 평균자책점은 7.28로 최하위다. 전반기 팀 타율은 0.267로 6위, 팀 평균자책점은 4.23으로 1위였다. 특히 이달 들어 선발이 자주 무너졌다. 선발 평균자책점은 무려 7.38에 달한다. 선발 투수가 일찍 무너지니 필승조를 쓸 겨를도 없다. 또 뒷심이 약한 것도 발목을 잡는다. SK는 후반기 들어 7회까지 지고 있는 7경기를 단 한 번도 뒤집지 못했다.
<p style="margin-left: 5pt;"> 불행 중 다행은 5강 경쟁 팀들이 SK와 격차를 벌리고 달아나지 못했다는 점이다. 5, 6위 한화, KIA와SK의 승차는 1경기. 한화가 SK와 나란히 하락세를 보인 데다, KIA의 분전으로 몰림 현상이 일어났다. 세 팀 중 객관적인 전력은 SK가 제일 낫다는 평가다. 그러나 SK는 요즘 힘을 잃은 모양새다.
<p style="margin-left: 5pt;">최근 일정도 승수 쌓기에 유리해 보였지만, 기회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지난 8~9일 최하위 kt에 1승1패를 하고 11일 롯데에는 6-11로 졌다. 13~14일 LG와의 2연전에서도 1승1패로 재미를 못 본 SK는 15, 17일 두산에 2연패했다. 윤희상-켈리 2명의 믿음직한 선발을 내보내고도 허준혁, 이현호를 내세운 두산에 패한 것이라 타격은 더욱 컸다.
승패 차가 -3까지 떨어진 SK의 유일한 위안은 강렬한 복귀전을 치른 박희수의 존재이다. 박희수는 17일 두산전 0-5로 뒤진 9회초 2사 2루에서 팀의 5번째 투수로 나가 4개의 공으로 김현수를 2루수 땅볼로 잡아냈다. 429일간의 공백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박희수는 "늦게 복귀해 팀에 죄송한 마음이 있다"며 "이제 40경기 정도 남았는데 어떤 상황이든 더 충실히 그리고 열심히 임하겠다"고 복귀 소감을 밝혔다.
사진=SK 박희수.
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