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바뀌자 김양 변호인단 줄사임
전관 변호사를 고용해 혐의를 벗으려던 김양(62) 전 국가보훈처장의 운명이 국선변호인의 손에 맡겨질 처지에 놓였다.
17일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형사합의23부(부장 현용선)는 지난 13일 김 전 처장에게 국선변호인을 직권 선임했다. 이는 법원이 ‘전관예우를 근절하겠다’며 형사합의21부에 배당됐던 사건을 김 전 처장이 선임했던 변호사들과 아무 연고가 없는 형사합의23부로 재배당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앞서 김 전 처장은 형사합의21부 엄상필 부장판사와 고교 동문인 법무법인 KCL의 최종길(51ㆍ연수원21기) 변호사를 선임해 전관예우 논란을 자초했다. 김 전 처장은 당초 10여명의 대규모 변호인단을 꾸렸지만, 이달 4일 최 변호사가 사임서를 제출한 것을 시작으로, 10일과 13일에는 법무법인 남명과 화인 측이 연달아 사임하자 변호인 자리가 비게 됐다. 이에 따라 앞으로 김 전 처장이 사선 변호사를 다시 선임하지 않을 경우, 18일 예정된 첫 재판에는 국선변호인이 나오게 된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의뢰인의 동의 없이 변호인이 일방적으로 사임할 수는 없다”며 “애초 양측이 변호인 선임을 요청하고 수락했던 목적(전관예우)을 시사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김 전 처장은 해군 차기 해상작전헬기로 ‘와일드캣(AW-159)’이 선정되도록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로 기소됐다.
김관진기자 spiri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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