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선제 반대하던 부산대 국문과 교수가 이 대학 본관에서 투신했다.
17일 오후 3시 5분께 부산대 고모(61) 교수가 이 대학 본관 4층 국기게양대에서 “총장은 약속을 이행하라”고 외친 후 투신해 병원으로 후송됐다.
고 교수는 투신 전 ‘진정한 민주주의를 위해서 희생이 필요하다면 감당하겠다’는 내용으로 장문의 글을 남겼다.
이 글에서 고 교수는 “부산대 총장이 처음의 약속을 여러 번 번복하더니 최종적으로 총장 직선제를 포기하고 교육부 방침대로 총장 간선제 수순밟기에 들어갔다”며 “부산대는 현대사에서 민주주의 수호의 최후 보루 중 하나였는데 참담한 심정일 뿐이다”고 말했다.
또 “문제는 교육부 방침대로 간선제로 총장 후보를 선출해 올려도 시국선언 전력 등을 문제 삼아 여러 국립대학에서 올린 총장 후보를 총장으로 임용하지 않아 대학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며 “대학의 자율성은 전혀 없고 오직 교육부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점이 문제다”고 토로했다.
고 교수는 “이제 방법은 충격요법밖에 없다. 희생이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하고 그 몫을 담당하겠다”며 “대학의 민주화는 진정한 민주주의 수호의 최후의 보루다. 그래서 중요하고 그 역할을 부산대가 담당해야 하며 희생이 필요하다면 그걸 감당할 사람이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부산=정치섭기자 su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